[건강]“내 무릎에 뜬 초승달, 관절 건강의 핵심!”

  • 입력 2009년 1월 5일 10시 32분


무리한 스포츠와 반복되는 가사로 찢어진 반월상연골판,

관절내시경으로 통증없애고 관절 퇴행 막아

가정주부인 윤모(40) 씨는 지난해 11월 청소를 하던 중 무릎 안쪽이 시큰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금방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던 통증은 사흘이나 지속된 뒤에야 사라졌다. 그 이후 양반다리를 할 때나 다리를 꼬고 앉으면 무릎 안쪽이 뻐근해졌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시큰거리는 통증이 나타났다.

‘벌써 퇴행성관절염이 오나’ 싶어 병원을 찾은 윤 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반월상연골판 파열’이었다. 반월상연골판은 무릎관절을 보호하는 얇은 판으로, 스포츠를 무리하게 즐기거나 윤 씨처럼 가사를 반복하다 보면 쉽게 다치는 부위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이를 잘 알지 못해 방치한다는 것.

반월상연골판의 기능과 손상에 따른 증상, 그 치료법을 관절전문병원인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과 함께 알아보자.

2003년 5월 경기 부천에서 개원한 연세사랑병원은 관절에 특화된 진료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강남센터를 열기도 했다.

○ 초승달 모양 물렁뼈

반월상연골판은 무릎관절에서 종아리뼈와 허벅지뼈 사이에 있는 물렁뼈다. 이름 그대로 초승달처럼 생겨 무릎 안쪽과 바깥쪽에 하나씩 자리 잡고 있다.

반월상연골판은 충격을 흡수하고 체중을 분산시키는 기능을 한다. 동물실험 결과 반월상연골판이 20∼30%만 제거돼도 무릎 뼈에 걸리는 하중은 3.5배가량이 늘어난다.

걸을 때마다 사람의 무릎이 받는 하중은 체중의 2∼3배. 몸무게 50㎏인 여성의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되면 무릎이 받는 하중은 몸무게의 4배인 200㎏이 넘는 셈이다.

반월상연골판은 관절과 연골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1cm 남짓한 두께의 말랑한 연골이 뼈와 뼈가 맞닿는 부위에서 윤활제처럼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관절은 걷거나 뛰고 있을 때에도 안정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 젊은층은 스포츠, 중년은 퇴행성이 문제

반월상연골판의 손상은 20대부터 50대까지 환자의 폭이 다양하다. 과거에는 40대 이후 퇴행성으로 발병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환자가 젊은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연세사랑병원이 2008년 6월부터 12월까지 집계한 바에 따르면 반월상연골판 파열로 이 병원을 찾은 환자 350명 가운데 20, 30대는 30%, 40, 50대는 50%로 나타났다. 20, 30대 환자들은 스포츠로 인한 손상이 대부분이었다. 40대 이상 환자들은 퇴행성인 경우가 더 많았다.

남녀 성별에 따라서도 발병률이 다르게 나타났다. 20, 30대에서는 스포츠를 즐기는 남성 환자가 많았고, 40대 이상에선 가사를 반복하는 여성 환자의 비율이 높았다.

○ 자연재생 불가능해 방치하면 병 키워

여성이라면 치마를 입은 채 종아리를 옆으로 가지런히 모으고 앉았다가 일어날 때 무릎이 뻐근했던 느낌을 경험했을 것이다. 처음에는 똑바로 서기도 힘든 통증이 잠깐 오다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 양반다리를 오랫동안 하고 나서 일어설 때도 비슷한 느낌이 들 수 있다.

통상 ‘한 자세로 너무 오래 앉아있어서 그러나 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연골판이 손상돼 나타나는 증상이다. △무릎을 오래 구부리고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무릎이 굳은 듯한 느낌 △걷다가 무릎이 어긋나는 느낌 △앉았다 일어설 때 무릎에서 소리가 자주 나는 현상 등은 모두 연골판 손상의 증상들이다. 이 밖에도 연골판이 손상되면 평소 무릎이 자주 붓거나 시큰거리는 통증이 있을 수 있다.

고 원장은 “반월상연골판에는 혈관이 없어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을 뿐더러 신경이 없기에 심각한 통증도 동반하지 않는다”면서 “사소한 증상도 방치하지 말고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식 후 4주 지나면 연골판 기능 회복

반월상연골판의 치료는 봉합과 절제, 이식 등 3가지로 나뉜다.

대개는 연골판 일부가 찢어진 경우. 이는 손상 초기에 해당되는데, 찢어진 연골판을 봉합하는 시술을 한다. 봉합 후 회복기간은 3∼4주. 연골판에는 혈관이 없어 봉합 부위가 아무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회복이 되기 전에 무리해 움직이면 수술부위가 또 찢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연골판이 과도하게 찢어지거나 찢어진 연골판 조각이 관절 뼈 사이에 들어가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에는 찢어진 조각을 절제하는 방법을 쓴다. 절제술 후에는 연골판의 기능이 떨어져 퇴행성관절염으로의 진행이 빨라진다는 단점이 있다.

봉합과 절제로 치료할 수 없거나 절제 후 관절염이 진행되는 경우에는 연골판 이식술로 치료한다. 손상된 연골판을 제거한 뒤 사체에서 추출해 조직은행에 보관했던 반월상연골판을 이식해주는 방법이다.

이식 후에는 4주 정도의 무릎 고정기간이 필요하다. 회복되면 연골판 기능이 거의 정상에 가깝게 돌아온다.

2006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연세사랑병원에서 반월상연골판 이식술을 받은 환자들은 150여 명. 고 원장은 “이들 중 90% 정도가 매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 의료보험 적용되는 관절내시경으로 진단에서 치료까지

반월상연골판 손상의 진단은 자기공명영상(MRI)과 관절내시경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MRI는 100% 정확하지는 않아 최근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진단이 많아졌다.

관절내시경은 직경 2mm가량의 카메라를 관절 안에 삽입한 뒤 증상을 확인하기 때문에 무릎관절의 마모 정도와 범위를 MRI나 컴퓨터단층촬영(CT)보다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수술은 봉합, 절제, 이식 모두 관절내시경으로 이뤄진다. 지름 4.5mm의 내시경을 삽입해 진행하며 1시간가량이 걸린다.

관절내시경 조작에 미숙할 경우 수술시간이 길어지고 수술부위 주변의 조직도 손상될 수 있다. 따라서 꼭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절개부위가 작아 감염 등 수술 후유증이 적고 수술 후 통증도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1박 2일간 입원한 뒤에는 퇴원이 가능해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빠른 편.

관절내시경 진단 및 시술은 모두 의료보험이 적용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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