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 때 긴팔 옷 입으세요”

  • 입력 2008년 9월 8일 02시 59분


추석 성묘를 위해 산과 들을 찾았을 때 곤충 등에 물려 피부질환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벌을 자극할 수 있는 옷차림과 음식을 피해야 한다. 벌은 목걸이 팔찌 등 반짝이는 장신구, 향이 진한 향수나 스킨로션, 펄럭이는 옷차림, 당분이 많은 음식 등에 쉽게 자극을 받는다.

벌에 쏘였을 때는 즉시 침을 빼내야 한다. 손톱이나 집게를 이용해 빼내는 것은 피한다. 손톱으로 빼내려다가 벌침의 독주머니를 터뜨리거나 독이 한꺼번에 몸 안으로 들어가 더 큰 상처가 날 수 있다. 신용카드나 명함 등 얇고 딱딱한 물건으로 쏘인 부위 주변을 살살 긁어 침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벌침을 뺀 후 상처에 얼음주머니를 대 독이 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15분간 상태를 지켜보다가 입이나 혀가 붓거나 숨을 쉬지 않고 의식을 잃으면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사람의 침이나 된장을 바르는 것은 효과가 없다.

가을철 산과 들에 많은 들쥐로 인해 생기는 급성 전염병도 있다.

‘쓰쓰가무시병’은 대표적인 가을 전염병으로 최근 3년간(2005∼2007년) 매년 6000명 이상씩 발병하고 있다.

이 병은 주로 진드기에 의해 전염된다. 들쥐는 사람을 물어 병원체를 옮기는 진드기의 숙주다. 들쥐가 많이 서식하는 산이나 들에서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다.

쓰쓰가무시병 증세는 몸살감기와 비슷하며 피부발진이 생긴다. 진드기에 물린 자리에 검은 부스럼 딱지 같은 것이 생긴다. 이런 증상이 감기몸살 증세와 동반될 경우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다.

‘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출혈열)’은 들쥐의 배설물에 있는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침투하여 감염된다. 처음에는 오한 두통 근육통이 동반되는 독감증세가 나타나다가 증세가 악화되면 심한 고열, 저혈압, 콩팥 기능 장애가 생긴다.

‘렙토스피라증’도 논이나 수풀에 서식하는 쥐가 매개물이며 감염 후 7∼12일이 지나면 열과 함께 두통 근육통이 생긴다. 이 병을 심한 독감으로 잘못 알고 감기약을 먹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가을철 들쥐 전염병을 막으려면 함부로 풀밭에 눕거나 앉지 말고 옷을 풀밭 위에 놓는 것도 피한다. 성묘를 할 때는 긴팔 옷과 긴바지를 입는 것도 중요하다.

최준용 신촌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을 들쥐 전염병은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조기 치료가 늦을 수 있는 만큼 야외 활동 후 심한 고열, 근육통, 피부 발진 등이 보이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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