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상용화 임박, ‘빅3’ 콘텐츠 대전

  • 입력 2008년 8월 16일 02시 59분


■ 28, 29일 사업자신청서 제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인터넷TV(IPTV)의 상용화가 임박했다. 예비 사업자들은 소비자의 ‘초심’을 잡기 위해 이미 무한경쟁에 나섰다.

KT와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등 IPTV 시장의 ‘빅3’는 상용화를 앞두고 △콘텐츠 △인프라 △요금 분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28, 29일 방송통신위원회에 IPTV 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 초반은 역시 콘텐츠 싸움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등 3사의 주문형 비디오(VOD) 방식 IPTV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모두 150만여 명이다.

2006년 7월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하나TV(하나로텔레콤)가 78만여 명으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1년 뒤 시장에 뛰어든 메가TV(KT)가 72만2000여 명으로 턱밑까지 쫓아왔다. 가장 늦은 지난해 12월 시작한 myLGTV(LG데이콤)는 현재 3만5000여 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일단 초반 승부를 가를 주요 변수로 콘텐츠의 양과 질을 첫손에 꼽고 있다. 사업자들의 콘텐츠 확보전도 치열하다.

KT는 싸이더스FNC, 올리브나인 등 콘텐츠 제작업체를 일찌감치 인수했고 4월에는 소프트뱅크코리아와 함께 400억 원 규모의 ‘KT 글로벌 뉴미디어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월트디즈니, 워너브러더스, 폭스, 소니, CJ엔터테인먼트 등 국내외 유명 영화제작사와도 제휴했다. 이를 통해 메가TV가 확보한 콘텐츠는 현재 8만2000여 편으로 8만여 편의 하나TV를 앞서고 있다.

하나TV도 이에 질세라 SK텔레콤의 미디어 자회사인 IHQ, 서울음반, TU미디어, YTN미디어, 엔트리브소프트,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1만5000여 편에 머물고 있는 myLGTV는 올해 말까지 콘텐츠 부문에만 100억 원을 투입해 고화질(HD)급 콘텐츠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 복병으로 떠오른 결합상품

기본 인프라 측면에서는 KT와 LG데이콤이 2강, 하나로텔레콤이 1약으로 구분된다.

KT는 전국에 광(光)케이블을 깔아놓았고, LG파워콤을 등에 업은 LG데이콤도 KT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하다. 이들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광케이블을 소유한 하나로텔레콤은 ‘더부살이’ 신세를 면하기 위해 자가망 비율을 높이는 데 수백억 원을 쏟아 붓고 있지만 격차를 좁히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나로텔레콤도 ‘믿는 구석’은 있다. SK텔레콤 가입자 22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결합상품은 KT-KTF나 LG데이콤(파워콤)-LG텔레콤보다 파괴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조신 하나로텔레콤 사장도 11일 영업을 재개하면서 ‘그룹 계열사들과의 공동 마케팅’을 강조한 바 있다.

반면에 KT는 지난달 초고속인터넷 부문의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재지정되면서 결합상품 할인율을 20% 내에서 조절해야 하는 것이 ‘아킬레스건’으로 남아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5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KT와 LG파워콤의 개인정보 유출 건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낼지가 IPTV 시장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초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상파 및 케이블 채널 전송을 위한 방송사와의 협상이 조기에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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