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건강 챙기기, 출산 후가 더 중요

  • 입력 2008년 5월 21일 09시 43분


출산 후 요통∙관절통∙치질 검사는 필수

출산 후 여성은 요통과 관절통, 치질에 시달릴 수 있다.

국내 한 산부인과가 출산경험이 있는 여성 202명을 대상으로 ‘산후질환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34%(69명)가 출산 후 없던 병이 생겼고, 13%(26명)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병이 악화됐다. 특히 출산 후 여성에게 요통과 관절통(11%, 22건), 치질(9%, 19건)이 적지 않았다.

신촌연세병원 척추센터 배중한 소장은 “여성은 출산이라는 큰 고비를 넘기면서 체력약화와 호르몬 변화 등으로 요통과 관절통, 치질이 생길 위험이 높다”며 “이때 몸 관리를 잘 해야 평생 건강이 좌우되는 만큼 이상증세가 있으면 출산 후 2-3개월 정도부터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출산 후 요통과 관절통… 골반교정과 약물요법으로 치료

임신한 여성의 체내에서는 릴렉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아기가 잘 빠져나올 수 있게 골반 부위를 넓힌다.

문제는 골반 부위가 넓어지는 과정에서 모체의 인대와 관절에 무리가 간다는 것. 이는 출산 후 관절통의 큰 원인이 되고, 또 벌어진 골반이 잘못 회복돼 골반이 틀어지면 요통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요통과 관절통은 중년 이후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와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치료가 중요하다.

관절통은 증상이 경미하면 진통소염제, 근육이완제, 스트레칭 등의 약물 및 물리요법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요통은 골반이 틀어지면서 척추도 함께 틀어졌을 가능성이 높아 이를 함께 치료해야 한다.

치료는 자세교정, 보조기 등의 물리요법으로 골반과 척추를 교정하고, 약화된 주변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시행한다. 무엇보다 증상의 초기발견이 중요하다.

출산 후 요통과 관절통 검사를 받아봐야 하는 증상은 ▲자꾸 치마가 옆으로 돌아간다 ▲체중은 임신 전과 비슷한데 옷이 골반에 걸린다 ▲걸을 때 골반 뼈가 어긋난 느낌이 든다 ▲전과 달리 관절이 뻑뻑한 느낌이 든다 ▲관절이 아파 밤에 잠이 잘 안 온다 등이다.

출산 전후 생긴 치질… 레이저, 초음파 이용한 수술로 치료

여성은 임신으로 황체 호르몬 작용이 왕성해져 항문 주변 조직이 연해진다. 장 운동이 느려져 변비도 잘 생기는데, 변비로 인해 항문이 찢어지고 출혈이 생겨 치질의 위험도 높다.

출산 중 힘을 주는 것도 치질의 원인 중 하나다. 항문에 엄청난 힘이 전해져 항문 안쪽 조직이 바깥쪽으로 빠져 나오고 치질로 이어지는 것이다.

신촌연세병원 대장항문센터 채윤석 소장은 “출산 전후 여성의 과반수 이상이 치질에 걸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치질은 방치할수록 통증이 심해지며, 특히 치질의 출혈증상은 직장암이나 대장암과도 비슷해 증상초기에 제대로 검진을 받고 치료해야 한다”고 전했다.

치질은 비교적 증상이 경미하면 약물 및 물리요법을 한다. 변비완화제, 섬유질 섭취, 좌욕 등이다.

그러나 증상이 심하면 수술을 해야 한다. 레이저나 초음파를 이용해 빠져 나온 치핵 덩어리를 절제하는 방법으로, 절개범위가 좁고 무봉합 수술이다. 개인에 따라 당일퇴원이나 일박입원을 하고 보험적용이 가능하다. 증상의 초기발견이 중요하다.

출산 후 치질검사를 받아봐야 하는 증상은 ▲배변 후 피가 조금 나오는 상태다 ▲배변 시 항문 밖으로 항문 안쪽 조직이 빠져 나온다 ▲빠져 나온 항문 안쪽 조직을 손으로 밀어야 들어간다 ▲ 항문 안쪽 조직을 손으로 집어넣기 힘들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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