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준비 안 된 활강… 무릎은 괴롭다

  • 입력 2007년 12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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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의 계절이다.

설원을 달리는 상쾌한 기분에만 마냥 젖을 태세라면 당신의 몸은 비명을 지를지도 모른다.

타기 전 준비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고, 넘어질 때 잘 넘어지지 않으면 자칫 부상하기 쉽기 때문이다.

스키는 무릎 손상이 생기기 쉬운 스포츠 종목 중 하나다.

스키만 아니다. 축구 농구 배구 등 남성들이 즐기는 스포츠 대부분이 무릎, 특히 십자인대와 연골판을 다치기 쉽다.

이렇게 운동 중 생긴 부상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조금만 무리해도

무릎이 욱신거려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게 된다.

운동을 많이 하는 젊은층은 이른 나이에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되곤 한다.

힘찬병원 관절센터 김상훈 과장의 도움말로 운동 중 무릎을 보호하는 방법과 다쳤을 때 치료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 스트레칭 부족 땐 십자인대 연골판 부상 위험

겨울 스포츠의 꽃인 스키를 타다 무릎 부상에 이를 때는 통상 착지할 때, 방향 전환할 때, 스키 부츠 때문에 넘어지다가 다리가 앞으로 꺾일 때다. 축구는 점프에서 떨어질 때나 태클로 넘어질 때, 농구나 배구도 공을 넘기거나 받으려고 뛰었다가 착지할 때 무릎에 손상을 입기 쉽다.

이럴 때는 무릎 안에서 무릎이 앞뒤로 밀리지 않도록 고정시켜 주는 십자 모양의 인대가 손상을 입는다. 십자인대가 반복적 손상을 입으면 관절이 흔들려 그 안의 반달 모양의 충격 흡수 쿠션인 반월상 연골도 손상을 입는다.

특히 반월상 연골은 우리 몸무게의 60% 이상을 지탱하고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 관절을 보호하기 때문에 안 그래도 세월이 지나면 점점 닳게 된다. 이 때문에 운동으로 인한 손상은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스키로 인한 부상을 최소화하려면 사전 스트레칭을 잘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차가운 온도 때문에 관절 및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가 경직돼 있어 부상이 커질 수 있다. 추운 날에는 평소보다 준비운동을 길게 해 관절을 충분히 풀어 줘야 한다.

스키를 타기 전 하는 스트레칭은 크게 세 가지 동작이다.

우선 허벅지 뒤편. 양손을 뒤로 깍지 낀 채 한쪽 다리를 의자에 올리고 천천히 가슴을 허벅지 쪽으로 기울인다. 반대편 다리도 같은 방법으로 스트레칭해 주며 각각 4회 정도 반복한다.

다음은 허벅지 앞쪽. 오른손은 벽을 짚고, 왼손으로는 왼쪽 발목을 잡은 뒤 발목을 엉덩이 쪽으로 끌어당긴다. 허벅지 앞쪽이 충분히 당긴다 싶을 때까지 끌어당기며 이때 오른쪽 다리는 구부리지 않아야 한다. 반대편도 같은 방법으로, 2회씩 30초간 한다.

마지막으로 종아리 뒤편. 양팔을 벽을 짚고 선 뒤 오른쪽 다리는 뒤로 보내고 왼쪽 다리는 무릎을 살짝 구부린 상태에서 벽 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구부린 쪽 다리의 종아리가 충분히 이완되도록 한다. 각 2, 3회, 30초간 실시한다.

준비운동이 잘됐으면 부상을 예방하며 넘어지는 법도 숙지한다.

스키를 타다 넘어질 때는 다리를 가지런히 모으고 옆으로 누우면서 엉덩이로 살짝 미끄러지듯 넘어진다. 이때 손은 땅을 짚지 말고, 잡고 있던 폴을 과감히 버리고 앞으로 쭉 뻗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스키가 자연스레 벌어져 무릎이 뒤틀리는 것을 예방하고 손목, 엉덩이 부상 확률도 줄어든다.

스노보드를 타다 균형을 잃거나 멈춰서고 싶으면 손으로 땅을 짚지 말고 다리를 들어 몸통 전체를 이용해 미끄러지듯 넘어지는 게 좋다. 앞으로 넘어지면 배와 가슴을, 뒤로 넘어질 때는 등을 땅에 대고 미끄러지며 속도를 줄인다. 만일 손으로 땅을 짚으면 충격이 팔 전체에 전해져 손목, 팔꿈치, 어깨까지 손상될 수 있다.

○ 십자인대 파열 관절내시경 수술하면 1개월 후 회복

운동 중 무릎 관절이 손상돼도 어디를 다쳤는지 정확히 모르는 환자들이 많다. 십자인대 파열이나 반월상 연골 손상은 X선 검사에서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관절내시경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통해 확인할 수 있기에 단순히 무릎이 삐었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이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부기가 가라앉거나 통증이 사라진 뒤 다른 운동을 하면 손상이 커지고 만성 통증이 생긴다. 손상을 장기간 방치하면 찢어진 부위가 점점 넓어지다가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된다.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십자인대 파열이나 반월상 연골 손상은 관절을 2∼3cm만 절개하는 관절 내시경 시술을 통해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하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자신의 다른 인대나 건, 또는 다른 사람의 조직을 파열된 부위에 덧대 보강한다. 4, 5일 정도 입원하면 1개월간 재활 기간을 거쳐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십자인대를 덧댈 때 한 가닥만 댔지만 최근 두 가닥을 대기에 수술 뒤 경과도 훨씬 좋아졌다.

반월상 연골은 봉합, 절제를 통해 치료하곤 했지만 최근에는 자기 연골 중 일부를 배양해 이식하거나 남의 연골판 이식도 가능해졌다.

사망한 사람의 조직 가운데 떼어둔 무릎 연골을 이식하는 것. 1주일 입원 뒤 4주면 걸을 수 있고 1년 재활하면 일상적인 운동도 할 수 있다.

반월상 연골이 50% 이상 손상됐거나 이미 절제한 경우 효과적이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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