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으로 신기술 들춰보기]F16기 결함 중성자로 족집게처럼

  • 입력 2007년 12월 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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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자 비파괴 검사’로 살펴본 F-16 엔진부품(터빈 블레이드). 왼쪽 점선 안의 점은 X선 비파괴 검사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내부 결함이다. 사진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성자 비파괴 검사’로 살펴본 F-16 엔진부품(터빈 블레이드). 왼쪽 점선 안의 점은 X선 비파괴 검사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내부 결함이다. 사진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검사할 부품을 파괴하지 않고 전투기나 헬기의 내부 결함을 속속들이 알아낼 수 있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하나로이용기술개발부 심철무 박사팀은 2002년부터 우리 군 항공기의 부품 속 결함을 콕 집어낼 ‘중성자 비파괴 검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에서 나오는 중성자는 동체를 구성하는 알루미늄, 엔진 부품으로 제작된 니켈합금 같은 금속도 거침없이 뚫고 들어간다. X선은 금속을 겨우 20mm 깊이만 침투하지만 중성자는 그 10배인 200mm까지 파고든다.

심 박사팀에 따르면 중성자를 항공기 부품에 쏜 뒤 에너지 변화와 반사 각도를 측정해 질서정연하던 분자구조가 얼마나 흐트러졌는지, 즉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받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2004년 공군에서 의뢰한 공격용 헬기인 아파치 회전날개의 내부에서 결함의 위치와 크기를 정확히 측정해냈다. 지난해에는 전투기 F16의 엔진부품(터빈 블레이드)을 중성자로 검사해 미국 공군 전용시설의 결과에 못지않은 결과를 얻어냈다.

우리 공군의 주력기인 F16의 제트엔진에서 수천 도까지 올라가는 부품인 터빈 블레이드에는 외부에서 공기가 들어와 열기를 냉각시키기 위해 작은 구멍이 있다. 심 박사는 “이물질이 이 구멍을 막으면 터빈 블레이드가 녹아내리며 300억 원짜리 전투기는 추락할 수 있다”며 “이런 결함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중성자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항공기를 정비하기 위해 중성자를 이용하는 기술은 세계적인 첨단기술”이라며 “중성자 비파괴 검사시설은 훈련기뿐 아니라 전투기를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한 필수장비”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캐나다, 일본, 프랑스는 항공기 부품 속 미세 결함을 찾기 위한 중성자 비파괴 검사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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