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정호 교수의 행복바이러스]행동하는 낙관주의자가 돼라

  • 입력 2006년 12월 11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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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부터는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신경정신과 채정호 교수의 ‘행복 바이러스’와 대한한의사협회 김상우 학술이사의 ‘한방의 오해와 진실’을 격주로 연재합니다. 양의와 한의의 관점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우울, 불안에서 벗어나 행복해지는 정보를 함께 공유해 보셨으면 합니다.》

긍정적으로 사는 게 좋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나라를 불문하고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후보의 낙관성’을 선택한다. 낙관주의자들이 운동도 잘하고 돈도 많이 벌고,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살고, 병에 걸린 후에도 회복이 빠르다.

미국 하버드대 법대생을 수십 년 동안 관찰했던 유명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입학 후 30년 뒤 행복한 삶을 결정하는 것은 지능지수(IQ)나 입학 성적, 부모에게서 받은 유산 같은 게 아니라 신입생 때 얼마나 세상을 낙관적으로 보는가였다고 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낙관적으로 세상을 보겠다고 한다. 스스로를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예를 들어 쓰레기로 가득 차고 악취가 나는 방에서 지내야 할 상황이라고 하자. 비관주의자는 ‘어떤 놈이 이렇게 어지럽혀 놓은 거야’ 하는 남 탓과 ‘내 주제에 언제 좋은 방을 얻겠어’ 하는 자기 탓을 오가며 분노하거나 실망한다.

반면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인생관을 가진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여럿이 쓰는 방이 다 그렇지 뭐’, ‘집에 가면 괜찮을 터이니 잠시만 견디자’, ‘사람이 고생을 모르면 안 돼, 이렇게 더러운 방에 있어 봐야 깨끗한 게 얼마나 좋은지 알아’ 하는 식이다. 과연 이것을 긍정적 생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좋은 게 좋은 것이니까 내버려두는 것은 진정한 낙관주의가 아니다.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따라야 한다. 방이 더러우면 청소하고 쓰레기도 버리고, 걸레질도 깨끗하게 한 다음에 ‘아, 상쾌하다’라고 기지개를 크게 한 번 켜고 주변 사람에게 앉아서 쉬라고 권하는 사람이 낙관주의자다.

영어로 긍정주의자를 뜻하는 ‘옵티미스트(optimist)’는 옵티마이즈(optimize), 즉 최적화한다는 뜻이다. 어려운 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그저 이만하면 되었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다. 남 탓은 그만 하자. 환경 때문에, 여건이 안 좋아서 같은 소리들도 그만 하자. 원래 환경은 좋았던 적이 한 번도 없다. 앞으로도 좋아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봐야 한다. 어려움 속에서 무엇인가 움직이며 실행하는 옵티미스트가 필요한 세상이다.

채정호 가톨릭대 의대 성모병원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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