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크는 아이들…소아 - 청소년 발육 7년 전과 비교

소아와 청소년의 비만이 갈수록 심각해져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가 대한소아과학회에 의뢰해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전국의 20세 이하 14만6196명의 신체 발육을 조사한 결과 표준 체중보다 무거운 비만 소아·청소년이 전 연령에 걸쳐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1965년에 처음 소아·청소년 신체 발육 상태를 조사한 데 이어 1975, 1985, 1998년에 실시했으며 이번이 다섯 번째다.

본보가 11일 입수한 조사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의 평균체중 증가가 특히 두드러졌다. 평균 체중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은 남자 13세, 여자 11세로 13세 남자는 7년 전인 1998년에 비해 무려 9.6kg이나 증가했다.

또 7세 이상의 거의 모든 연령에서 남녀의 비만율이 10%를 넘어섰다. 남자는 7∼20세 전 연령에서 비만율이 10%를 넘었고 여자도 7, 12, 18, 20세에서만 10% 이하였다.

남자는 10세의 비만율이 17.6%로 가장 높아 10명 중 2명꼴로 비만이었고, 여자는 17세가 14.8%로 가장 높았다.

6세 이하 영유아의 경우도 비만율이 2∼9.9%로 7년 전 조사 때의 0.6∼7%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 연령층의 비만율은 연령과 개월 수에 따라 2배 이상 늘어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영유아의 비만율은 모유 수유 여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반면 키가 크는 속도는 체중 증가 속도에 훨씬 못 미쳤다.

7년 전의 조사결과와 비교해 보면 키 150cm에 도달하는 연령은 남자는 11.7세로 0.7년, 여자는 12.9세로 0.8년 짧아지는 데 그쳤지만 체중 50kg에 도달하는 연령은 남자가 1.3년, 여자가 1년이나 단축됐다.

평균 신장의 증가폭은 체중의 증가폭보다 적었다. 평균 신장은 남자는 7∼14세, 여자는 7∼11세에 증가 폭이 커지다가 점차 줄어들면서 성년인 20세에는 남녀 각각 7년 전보다 0.9cm, 0.8cm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소아·청소년 비만율 급상승은 성인병의 조기 발병 원인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대한소아과학회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비만인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면서 “특히 아동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고 고혈압 당뇨 지방간 등 각종 성인병의 조기 발병 원인이 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비만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검토해 소아·청소년 신체발육 표준치의 개정을 검토할 방침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