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봄철 불청객 황사 “면회 사절!”

  • 입력 2006년 3월 2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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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의 계절이 돌아왔다. 황사의 미세먼지는 어린이나 노인, 천식환자에겐 해로우므로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황사의 계절이 돌아왔다. 황사의 미세먼지는 어린이나 노인, 천식환자에겐 해로우므로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최근 황사가 지나간 이후 호흡기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부쩍 늘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황사 발생 시 서울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1시간에 m³당 최고 753μg로평상시 평균 58μg에 비해 13배나 높았다.

강북삼성병원 산업의학과강병성 교수는 “대체로 황사는 일시적인 현상이어서 구리 납 카드뮴 등 중금속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질환은비켜갈 수 있지만 코 눈 피부 등의 점막에 침착해 각종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 황사는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걸까. 황사 건강법에 대해 알아봤다.》

▽황사 성분은=황사는 중국 북부의 황토지대와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일어난 미세먼지가 바람을 타고 국내에까지 날아오는 것. 이곳에 발생한 먼지는 30%는 부근에 가라앉고, 20%는 인근 대도시로, 50%는 한국 일본 미국까지 날아간다.

황사의 구성물질은 대부분 모래의 주성분인 규소다. 그러나 황사는 중국 연안지역의 공장지대를 지나면서 알루미늄 카드뮴 구리 납 철 등의 중금속을 포함하게 된다. 또 중국대륙과 공업지대를 지나면서 대기 중에 화학반응을 일으켜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도 만들어진다. 이들 물질은 흡연자의 만성 기관지염을 악화시키고 면역기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황사 속에 포함된 중금속은 대부분 코 기관지 점막 등에서 걸러지고 5% 정도가 인체에 남을 수 있다. 그러나 극히 소량이기 때문에 신경계 이상이나 암 발생 등 유해한 증세는 일으키지 않는다.

▽황사 시 발생하는 질환과 예방 요령=황사의 미세먼지와 각종 중금속은 우선 인체 점막을 자극한다. 눈 코 목 피부 등에 작용해 알레르기와 과민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가장 많이 손상을 주는 곳은 눈이다. 가려움증과 눈물 충혈 등의 증세를 일으킨다.

따라서 황사가 있을 땐 평소 렌즈를 끼는 사람도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해 먼지가 직접 눈에 닿는 것을 막도록 한다. 또 황사와 함께 바람이 불 땐 맞바람을 피하도록 한다.

눈이 심하게 충혈되면 눈 주위에 찬 찜질을 해 먼저 증세를 가라앉힌다. 세안을 할 때는 눈에 비누거품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평소 눈이 뻑뻑한 사람은 인공눈물을 사용해도 좋다.

황사 때 가장 위험한 사람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천식환자다. 이들은 심한 기침과 호흡곤란 등으로 응급실로 가는 경우도 많다. COPD는 만성기관지염이나 허파꽈리가 손상되는 폐기종을 말한다.

이들은 외출 시에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마스크는 병원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마스크나 방진용 마스크가 도움이 된다. 천식환자는 원래 먹던 약을 예방 차원에서 미리 복용한다. 외출 시에는 목도리나 긴 옷으로 노출 부위를 최대한 막는다.

또 외출했다가 들어올 때는 집 밖에서 먼지를 털어내고 들어오는 습관을 들인다. 또 머리와 손발에 묻었던 황사를 깨끗이 씻도록 한다. 씻어낸 뒤엔 로션이나 크림을 발라 피부에 수분이 촉촉하도록 한다.

한양대병원 호흡기 내과 윤호주 교수는 “평소보다 더 많은 수분 보충을 통해 인체에 방어벽을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며 “코나 입안 그리고 기관지 점막 등에 수분이 촉촉하면 대부분의 먼지가 초기 단계에 이곳에서 걸러진다”고 말했다.

집안에서는 가습기를 틀어 주고 물걸레로 자주 집안 청소를 하도록 한다.

한편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500μg 이상이면 노약자나 어린이는 외출을 아예 하지 않는 게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황사철 식생활 어떻게

황사가 심한 시기에 호흡기나 눈 질환 등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 있다면?

가장 손쉽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황사 예방 음식은 바로 물과 과일이다. 하루에 8∼10잔의 물을 마시면 건조한 목 코 피부 등을 보호해 준다. 또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황사로 인해 눈이 피곤할 때는 결명자가 좋다. 오미자를 물에 넣고 끓여서 식혔다가 봄철 내내 마시면 진해 거담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관지 보호에 도움이 된다.

또 황사로부터 과민하게 반응하는 기관지의 경우엔 도라지가 좋은 음식이다. 도라지는 특히 기침을 할 때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껍질을 벗겨 잘게 썬 도라지 3뿌리와 비슷한 양의 감초를 물 1L에 넣고 30분 정도 달여 마시면 된다.

또 봄철 황사로 인해 눈병이 생겨 눈이 침침하고 충혈이 있으며 눈곱이 끼어 괴로울 때 갈명탕이 좋다. 요리법은 갈근 10g, 결명자 10g, 감초 4g를 준비한 뒤 물 1L를 붓고 중간불로 30∼40분 달인다. 아침 저녁으로 하루 2번 열흘 정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한의학적으로 결명자는 눈과 관련된 간의 열을 내려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 황사로 인해 목이 칼칼해진 경우엔 도라지와 콩나물, 숙주나물이 도움이 된다. 찌개나 국으로 끓여 먹는다.

한편 황사로 인한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식품 관리도 중요하다. 집에서는 황사에 노출된 채소나 과일 등은 충분히 씻은 뒤 먹어야 하며, 식품을 조리하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는 등 개인위생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또 황사 때는 노상 포장마차나 야외에서 판매하는 조리식품 또는 밀봉하지 않고 유통되는 과일이나 채소, 건조 수산물 등을 구입할 때 주의해야 한다. 황사가 특히 심한 시기엔 환기를 가급적 삼가고 실내공기의 청정을 유지하도록 한다.

(도움말=경희대 한방재활의학과 송미연 교수)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황사가 심할 때 건강생활수칙▼

①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한다.

②황사주의보나 황사경보가 발령되면 야외활동을 자제한다.

③물걸레질을 자주해 집안으로 날아든 미세먼지를 제거하도록 한다.

④외출 후엔 손과 얼굴, 머리 등 노출 부위를 잘 씻고 양치질도 철저히 한다.

⑤가습기나 공기청정기로 습도를 높이고 먼지는 줄이도록 한다.

⑥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비타민 C, E를 많이 섭취하고 고단백 식사를 한다.

▼황사-꽃가루에 대비한 눈 건강법▼

△황사나 꽃가루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가급적 창문을 닫고 생활한다.

△외출할 때는 선글라스나 보호안경을 착용한다.

△콘택트렌즈 사용자는 대신 안경을 쓴다.

△외출 후에는 몸을 청결히 하고 특히 손을 깨끗이 씻는다.

△눈을 비비는 행동을 삼간다.

△인공눈물을 수시로 점안하여 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한다.

△야외 운동 중 땀을 흘렸을 때에도 깨끗하지 않은 손이나 수건으로 눈을 문지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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