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담당 유전자’ 손상때 림프암 발병… 韓美 공동연구팀

  • 입력 2006년 3월 3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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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세균이나 이물질을 제거함으로써 질병에 저항한다. 당연히 면역체계 자체에 문제가 생기면 병에 걸린다. 대표적인 예가 림프암이다.

림프암은 면역세포가 모여 있는 림프절이라는 조직에 생긴다. 10만 명에 15명 정도가 걸리는 희귀한 병이지만 최근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환자마다 증상이나 경과가 천차만별이어서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다. 정확한 발병 원인도 알려져 있지 않았다.

최근 림프암이 생기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한국과 미국의 국제공동연구팀이 처음으로 밝혀냈다.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p53)를 생쥐에게서 제거하면 보통 23주 뒤에 암이 생긴다. 연구팀은 생쥐에게서 면역세포를 만드는 유전자(E베타)를 p53과 동시에 제거했다. 그러자 14주 만에 림프암이 생겼다. E베타 손상이 림프암 발생의 원인이라는 얘기다.

연구팀은 또 E베타가 없으면 특정 유전자(RAG)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RAG는 생쥐의 20쌍 염색체 중 9번 염색체를 변형시켜 림프암 발생을 촉진시켰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단백질의약연구센터 류춘제(사진) 박사는 “림프암을 유전자 수준에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결과”라며 “백혈병에 걸려도 비슷한 염색체 손상이 있으므로 이번 발견이 백혈병 원인 규명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암 연구 권위지인 ‘캔서 셀’ 2월 13일자에 실렸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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