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 목욕법’ 믿어도 되나요?

  • 입력 2005년 12월 2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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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서는 냉수와 온수를 번갈아 성기에 끼얹으면 신진대사가 촉진되고 성기능이 강화된다고 믿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한방에서는 냉수와 온수를 번갈아 성기에 끼얹으면 신진대사가 촉진되고 성기능이 강화된다고 믿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오래전부터 인터넷에 떠도는 여러 목욕법 중 남성의 정력을 강화시킨다는 이른바 ‘정력 목욕법’이 있다.

성기에 온수와 냉수를 번갈아가며 끼얹거나 온탕과 냉탕을 왔다 갔다 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의 기원은 예로부터 중국의 ‘성전(性典)’으로 알려진 ‘소녀방중경(素女房中經)’. 그 책에 나온 ‘옥경(玉經·성기)을 깨끗하게 해야 양기를 기를 수 있다’란 말이 재해석된 것이다.

한방에도 이를 바탕으로 ‘회춘 목욕’이라는 이론이 있다. 성기에 20∼30초씩 온수와 냉수를 번갈아 끼얹기를 30∼40회 반복하는 것. 정자를 만드는 고환을 자극해 신진대사가 촉진되고 그에 따라 성기능도 강화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의학에서는 “성기능이 강화된다거나 정력이 강해진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일축한다.

다만 고환의 보호를 위해서는 온수와 냉수를 번갈아 끼얹거나 온탕에서 나온 뒤 찬물에 담그는 게 도움이 된다는 데는 동의한다.

중앙대병원 비뇨기과 김세철 교수는 “온탕 목욕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냉탕에도 들어가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실제 이를 입증하는 실험도 있다. 쥐를 하루에 3회 이상 한 달간 뜨거운 물에 10분간 넣었다 뺐더니 고환의 정자 생산 기능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반면 냉온탕에 번갈아 넣은 쥐는 고환 능력이 감퇴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일부 비뇨기과 의사들이 노트북 컴퓨터를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쓸 때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열 때문에 고환 능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제시한 적도 있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따뜻한 목욕을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전립샘을 비롯한 모든 기능이 좋아지지만 고환만큼은 나빠질 수 있다”며 “원래 고환은 몸 안에 있던 것이 차갑게 하려는 보호본능 때문에 밖으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항상 서늘하게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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