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동정민]진짜 ‘잘먹는 法’ 배워야

  • 입력 2005년 10월 26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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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본보에 ‘영양섭취기준’에 대한 기사가 나가자 “하루에 김치를 한 끼만 먹고 어떻게 사느냐”는 독자들의 전화가 쇄도했다.

43년 만에 영양섭취기준(DRIs)을 하한선에서 상한선 개념으로 바꾼 한국영양학회는 이번에 제시한 식단에서 하루에 점심 한 끼만 배추김치를 먹도록 권장했다.

유산균 제품인 김치는 항암 효과도 크고 식이섬유도 많아 건강에 유익하다는 건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김치는 염분이 많아 고혈압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한국인들이 다른 야채는 잘 먹지 않은 채 매끼 김치만 먹는다는 것이다.

요즘 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버려∼, 아 버려∼’라는 유행어를 많이 쓰고 있다. 이 영양섭취기준에 따라 이제는 우리의 잘못된 식사나 식탐도 버려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모르고 먹으면 모든 음식은 독으로 바뀌죠.”

한국영양학회의 한 관계자는 “국민에게 ‘영양섭취도 과학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건강을 위해 다양한 음식과 보조기능 식품을 옛날 습관대로 마구 먹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어떤 식품이 몸에 좋다는 입소문은 다른 소문보다 빠르게 번진다. 그저 “정력에 좋다” “피부에 좋다”는 말 한마디에 해당 식품은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전문가들은 현재 홈쇼핑이나 광고 등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다양한 건강기능보조제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정 영양소만 농축된 건강기능보조제는 해당 영양분이 결핍된 일부 환자에게만 필요하다는 것.

한국영양학회 백희영 회장은 “음식만을 먹었을 경우 영양섭취기준의 상한섭취량을 크게 넘기기는 힘들다”며 “상한섭취량을 제정할 때 매일 먹는 음식보다는 건강기능보조제를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비타민C의 경우 상한섭취량 2000mg을 넘기려면 토마토 등을 20개나 먹어야 한다. 하지만 드링크제 3병만으로도 이 섭취량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

이제 우리의 식습관을 다시 한번 검토할 때가 됐다. 다음 달 초 발간될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을 펴 보면 각자의 식단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알 수 있다. 이 책이 ‘똑똑한 영양사’를 만들어 주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동정민 사회부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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