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보통신 강국’의 전화 먹통

  • 입력 2005년 3월 1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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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과 영남 일부지역에서 한동안 지속된 전화 먹통 사태는 정보통신 강국으로 자부하는 나라에 걸맞지 않은 사고(事故)다. 통화량이 폭증하면서 KT 유선전화 교환기에 과부하가 걸려 해당 지역 가입자 500만 명이 제때 통화를 하지 못했다. 이에 따른 통화 불편은 물론이고 신용거래의 혼란 등 국가적 비용이 적지 않을 것이다.

국가기반시설을 어느 정도까지 갖춰야 하느냐에 대해선 논란이 있을 수 있다. 10년 만에 눈이 한 번 올까 말까한 곳에서 북유럽 국가처럼 완벽한 제빙 제설 장비를 갖추는 것은 국가자원의 낭비일 수 있다. KT도 이와 비슷한 논리로 해명하고 있지만 사고의 반복 가능성 등으로 볼 때 상황이 다르다. 사고의 주된 원인은 KT가 민영화하면서 매출이 줄어온 유선전화의 교환기 시설 확충을 소홀히 한 데 있다고 한다.

유선통신은 휴대전화와도 연결되는 가장 기본적 통신 서비스다. KT는 시내전화, 공중전화, 섬과 산간 지역 통신 등 기본적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 다른 통신업체들로부터 대가를 받는다. KT는 지난해 1조2555억 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렸다. 유선전화 통화용량 확충과 통화의 질 제고로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유지 강화하기 위한 투자가 요망된다.

통신을 이용한 결제와 각종 통신매체의 증가로 유선 무선의 통신 수요는 급증할 수밖에 없다. 2월은 28일(월요일) 하루에 월말 결제수요가 몰린 데다 일요일과 3·1절(화요일) 사이에 끼어 이례적인 사고가 생겼다고 하지만 유사한 사고의 재발이 우려된다. 미래에 대비한 통신 인프라 선(先)투자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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