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가 숨겼나, 언론이 몰랐나

  • 입력 2004년 5월 19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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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캐시백 6배 적립 행사'<동아닷컴 지난 18일자 보도> 논란과 관련, SK텔레콤측이 지난 1월 "(이 행사는) 멤버십 서비스가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해당 행사는 SK텔레콤 멤버십카드 가운데 하나를 소지한 고객이 SK주유소를 이용하면 기존 0.5%(주유금액 기준)의 6배인 3%를 OK캐시백포인트로 적립해준다는 것.

그러나 실제로는 홍보 내용과 달리 고객의 기존 멤버십포인트에서 2.5%를 빼내, 이를 기존 혜택인 0.5%에 더해 OK캐시백포인트로 적립하고 있는 것으로, 고객 입장에선 사실상 새로운 적립 혜택이 전혀 없어 최근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연말 이 행사를 놓고 KTF·LG텔레콤등 경쟁사들이 "번호이동성 시행을 앞둔 '우회적 보조금' 성격을 띠고 있다"고 반발하자, SK텔레콤측은 당시 연합뉴스(1월 16일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멤버십의 일종이 아니라 전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라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는 멤버십 포인트로 차감 전환하고 있음에도 "멤버십의 일종이 아니다"고 부인한 것.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19일 동아닷컴과의 전화 통화에서 "당시 초점은 '6배 적립 행사'뿐만 아니라 '레인보우 서비스'와 '약정할인제'에도 맞춰져 있었다"며 "그 대답은 '레인보우'에 대한 설명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엔 전쟁이었다"며 "번호 이동성 제도 실시를 앞두고 이통3사 사이의 과열된 마케팅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정확히 따지자면 차액 2.5%부분은 기존 책정돼 있던 '멤버십 마케팅' 비용으로 대체하는 것일뿐, SK텔레콤측이 새로 부담하는 마케팅 비용이 아니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의 '애매모호한' 입장 표명 때문에 당시 대부분의 언론은 이 2.5%가 'SK텔레콤이 새로 부담하는 비용'인 것으로 오해했다.

연합뉴스는 1월 16일자 관련 기사를 통해 "SK텔레콤은 계열사인 SK주유소에서 적립되는 마일리지 서비스인 OK캐시백 포인트를 이전의 6배 가량 되는 3%까지 올리면서 이 가운데 2.5%를 부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화일보 역시 1월 24일자 기사에서 "적립금의 대부분을 SK텔레콤이 부담한다"고 썼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새로 비용을 부담한 건 아니지만, 어찌 됐건 멤버십포인트 자체는 우리 회사가 고객을 위해 부담하는 서비스임엔 틀림없다"고 대답했다.

문제는 또 있다.

동아닷컴이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언론은 최근까지도 '포인트 전환 행사'임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당초 SK텔레콤측이 홍보한 '3%적립행사' 그대로 기사를 내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경제 전문지 파이낸셜뉴스가 4월 19일자에 "오는 5월31일까지 SK텔레콤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OK캐시백 6배 적립 이벤트'를 실시한다. SK주유소·충전소 이용시 SK텔레콤 멤버십 카드를 제시하면 OK캐시백 포인트를 6배(주유금액의 3%) 적립해 준다"고 보도한 것을 비롯, 한국경제(2월 17일자)·매일경제(2월11일자)·경향신문(1월30일자)·문화일보(1월24일자) 등이 대동소이한 기사를 내보냈다.

동아닷컴과 동아일보는 이 행사를 보도하지 않았다.

결국 이 행사를 소개한 기사는 모두 '포인트 전환'에 관해선 전혀 다루지 않은 셈. 기자들이 알고 있었다면 소비자들의 반발을 고려해 당연히 내용이 수정됐어야 할 부분이다.

다만 서울경제신문만이 3월 26일자에야 "SK주유소에서 'OK캐시백 6배 적립' 이외에 멤버십과 관련한 안내를 전혀 하지않는 바람에 소비자만 골탕을 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포인트 전환 행사임을) 기자들이 1월부터 알고 있었다"는 SK텔레콤측의 주장과 달리, 대부분의 기자들이 모르고 있었거나, 만약 알고 있었더라도 회사측의 불충분한 PR로 인해 행사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리로선 그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어쨌든 1월초에 기자들이 해당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행사에서 불거진 문제와 관련, 보상이나 적립 취소 등의 소급 적용은 현재로선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센터를 통해 들어오는 개별 민원에 대해선 충분히 설명을 드리고 있다"며 "그러나 행사가 다 끝나가는 시점에서 공식 입장 발표나 사과문을 통해 문제를 키울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대신 18일 기사에서 지적한 홈페이지 안내문(http://www.speed011.co.kr/speed011/010_new/010_new01.html)에 "※차감포인트 : 이용금액에 2.5%차감(1일1회 제한)"이라는 한줄 문구를 새로 삽입해 놓았다<아래사진 참조>.


SK텔레콤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에 설명이 누락된 것 같아 담당부서에서 집어넣은 것으로 안다"며 "원래 각 멤버십카드의 전용 홈페이지엔 이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련 연합뉴스 1월 16일자 기사 全文

이재준 기자 zz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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