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수리 포기”발표… 전세계 네티즌 "허블을 살려내라"

  • 입력 2004년 2월 8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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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560km 이상 떨어진 우주공간에서 위대한 발견을 해 온 천체망원경 ‘허블’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허블은 14년간 우주의 크기와 나이를 밝혀내고 우주가 가속 팽창한다는 사실을 알아내는 데 크게 기여해 온 우주망원경이다.

최근 더 이상 수리하지 않겠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다시 살려내라는 네티즌이 맞붙었다.

NASA의 숀 오키프 국장은 지난달 16일 허블 우주망원경을 유지 보수하고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우주왕복선 계획은 더 이상 없다고 발표했다. 2002년 2월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폭발 사고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제외한 곳으로는 더 이상 우주왕복선을 보내지 않기로 한 조치에 따른 것.

원래 허블은 우주왕복선을 통한 수리를 거쳐 차세대 우주망원경이 발사될 2011년까지 사용될 계획이었다.

이 발표가 나가자 전 세계 네티즌들 사이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11.6t짜리 허블 우주망원경은 특별한 대책이 없는 한 망원경의 자세를 잡는 장치인 자이로스코프의 수명이 다해 앞으로 2년 정도 후면 ‘고철’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허블을 살려내라’는 캠페인도 온라인에서부터 시작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브라질 브라질리아대의 페르난도 리베이루가 만든 사이트(www.SaveTheHubble.com). 여기서는 NASA와 미국 정치인에게 보낼 온라인 서명이 진행 중이다.

미국 내에서도 허블 구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 과학연구소(HSTSI)’가 있는 메릴랜드 출신의 상원의원 바버라 미쿨스키가 가장 적극적이다. 오키프 국장에게 우주의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 허블의 폐기를 재고해 달라고 편지를 썼던 것.

이런 분위기 탓에 NASA의 입장도 일보 후퇴했다. 현재 오키프 국장은 컬럼비아 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이었던 해롤드 게만에게 NASA의 결정을 재검토하라고 지시를 내린 상태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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