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생산 최강국 한국을 잡아라" 日-대만 추격 만만찮다

  • 입력 2003년 5월 5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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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분야 최강국인 한국의 입지가 대만과 일본 업체들의 거센 추격에 위협받고 있다.

대만과 일본 업체들은 올 들어 ‘디지털TV 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TFT-LCD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시장 선두 탈환을 목표로 공격적인 설비 확장에 나서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AU옵트로닉스,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 콴타디스플레이, CPT, 한스타디스플레이 등 대만 업체들은 차세대 생산라인 설치에 총 57억4000만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의 샤프도 앞으로 3년간 LCD 사업에 총 3000억엔을 투자할 예정이다.

세계 3위 업체인 AU옵트로닉스는 최근 타이중(臺中)과학산업단지에 28억6000만달러를 들여 6세대 및 7세대 생산라인을 8월에 준공할 예정. 콴타디스플레이도 대만 북부 타오위안(桃園)현에 14억3000만달러를 투자해 새 공장을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샤프는 올 회계연도에 1080억엔을 들여 미에(三重)현 가메야마 공장에 내년 1월부터 월 1만5000개 규모의 6세대 생산라인을 새로 가동한다는 방침. 또 비슷한 규모의 설비를 추가로 건립해 한국 및 대만 업체들에 맞서 본격적인 물량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중위권 업체들의 이 같은 생산능력 확장 경쟁은 디지털TV와 PC모니터 등을 중심으로 LCD 제품 수요가 세계 시장에서 급증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1, 2위를 다투면서 선두권을 지켜온 LCD 시장의 순위 변동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전망되고 있다. 특히 AU옵트로닉스는 지난해 4·4분기 15.9%였던 시장점유율을 올해 18%로 높여 한국 업체와의 격차를 좁힌다는 내부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는 우월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생산물량을 더욱 늘리고 차세대 생산라인의 가동을 앞당겨 중위권 업체와의 격차를 벌린다는 전략. LG필립스LCD 전영준 상무는 “대만 업체들은 이미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어 당분간 물량 확대가 어려운 반면 한국 업체들은 물량 확대의 여력이 많아 하반기에는 오히려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물량 경쟁은 가격폭락을 불러 D램 시장과 같은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LCD 시장이 5, 6개 대형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디스플레이뱅크의 김광주 상무는 “올해 한국과 대만에서 가동되는 5세대 라인이 7개나 되므로 하반기에는 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03년 1·4분기(1~3월) 업체별
LCD 출하대수-시장점유율 전망 (단위:만대,%)
업체출하대수점유율
LG필립스LCD
(한국)
367.218.8
삼성전자(한국)360.018.5
AU옵트로닉스
(대만)
236.212.1
샤프(일본)143.87.4
CPT(대만)124.96.4
CMO(대만)109.35.6
출하대수 및 점유율은 예상추정치. 자료:디스플레이서치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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