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황용석/온-오프라인 통합 '신문의 힘' 쑥쑥

  • 입력 2003년 3월 31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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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의 기술개발 부사장인 딕 브래스는 지난해 전자책과 관련된 한 콘퍼런스에서 “뉴욕타임스의 종이신문은 2018년 안에 마지막 판을 내게 될 것이다”면서 미래의 신문은 얇은 전자종이(e-paper)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이신문만이 신문의 전형으로 기억되는 시대는 멀지 않은 것 같다. 이제 신문은 종이라는 물리적 특성보다는 그것이 담고 있는 정보, 즉 기사에 의해 그 성격이 규정되고 있다. 이미 대다수 신문사들이 기사를 인터넷이나 이동통신 등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신문사를 ‘디지털 복합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 시대에 신문의 이미지가 고루해 보이기도 하지만 신문기사라는 상품은 가장 경쟁력 있는 정보상품 중의 하나다. 닐슨넷 레이팅에 따르면 야후와 같은 포탈사이트를 포함해서 미국 내 상위 20개의 뉴스제공 사이트 가운데 8개가 신문사 사이트였다. 그 가운데 뉴욕타임스 닷컴의 순 이용자는 834만9000명, 워싱턴포스트 닷컴은 619만4000명이었다.

신문기사는 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매체에 필수적인 양식이다. 역동적인 인터넷은 실시간으로 공급되고 바로 소비되는 ‘인스턴트 상품’에 계속 굶주려 있다. 신문기사는 이를 채워주는 가장 좋은 식품이다. 아직까지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신문기사의 가치를 배가하려는 노력이 다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뉴스는 초판(初版) 제작비용이 높은 반면 재판(再版) 비용은 급격히 떨어진다. 따라서 다양한 매체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곧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과 같다. 이종(異種) 또는 동종(同種) 매체와의 전략적 제휴도 그 사례에 포함할 수 있다. 세계 제일의 뉴스 제공 사이트인 MSNBC에는 NBC 방송뉴스와 더불어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 저널의 뉴스가 공동으로 제공되고 있다. 또한 월스트리트 저널은 CNBC라는 경제전문 케이블 채널에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문사 편집국은 더 이상 종이신문만을 위한 제작시스템이 아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편집국 내에 뉴스 채널 8(24시간 지역 케이블 TV)을 위한 텔레비전 스튜디오, 라디오 스튜디오, 그리고 온라인 서비스 운영센터를 모두 두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4시간 온라인 뉴스서비스를 위해 ‘컨티뉴어스 디렉터(Continuous Director)’라는 새로운 직책을 두었다. 뉴욕타임스 웹사이트에 올라가는 기사를 책임지며 웹 서비스를 위한 추가 취재나 기사작성을 기자들에게 요청하기도 한다.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기능이 분절되는 것을 막고 장기적으로는 통합적 편집국을 갖추기 위한 시도이다.

뉴욕타임스의 이 모델은 국내 최초로 동아일보가 도입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아가 미국 플로리다의 올랜도 센티널과 탬파 트리뷴은 한 명의 기자가 신문기사, 온라인 기사 작성과 방송 리포트를 동시에 수행토록 한다. 이를 두고 ‘배낭 저널리즘(backpack journalism)’이라고 부른다. 기자들은 간편한 취재수첩 외에 노트북, PDA, 무선 통신장치, 문서카피용 광학기계, 디지털카메라 등을 배낭에 넣고 다녀야 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핵심은 ‘융합’이다.

황용석 한국언론재단 연구의원·언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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