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세계물포럼 “배설물 처리 탓 먹을 물 부족”

  • 입력 2003년 3월 23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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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뒷간을 응용해 만든 현대식 뒷간들. -동아일보 자료사진
옛날 뒷간을 응용해 만든 현대식 뒷간들. -동아일보 자료사진
‘뒷간’이 수세식 화장실보다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낫다고 세계적인 물 전문가들이 주장했다.

최근 일본 교토에서 열린 세계물포럼(WWF)에 참가한 과학자들은 “기존 수세식 화장실과 하수 시스템은 물 부족 문제를 심화시키며 강을 오염시킨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인구가 많고 물이 적은 개발도상국에서 배설물을 처리하는 물 때문에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먹을 물이 부족해진다고 역설했다. 유엔은 2015년까지 식수와 현대적 하수도가 부족해 고통받는 사람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그러나 세계물포럼에 참가한 과학자들은 유엔의 계획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학자들이 제안한 대안은 선조들이 쓰던 ‘뒷간’을 비롯해 환경친화적인 하수 시스템이다. 특히 배설물을 모아 거름으로 만드는 방식이 많이 논의됐다.

스웨덴 국제개발기구의 벤 요한손 박사는 “현대적 화장실은 비싸고 너무 많은 물을 사용해 옳은 답이 아니다”라며 “스톡홀롬 외곽에 있는 내 별장에 옛날 방식을 응용해 환경친화적인 화장실을 만들었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밝혔다. 영국의 물 전문가인 마이클 루스 박사도 “만일 영국의 화장실을 다시 설계한다면 지금처럼 배설물을 버리는 방식이 아니라 그것을 모아 거름으로 만드는 방식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화장실 협회는 이번 포럼에서 몇 가지 환경친화적인 화장실 시스템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설거지나 빨래에 사용된 물은 다시 모아 재활용하고, 배설물을 발효시켜 요리에 쓸 수 있는 바이오 가스를 만드는 기술이 소개됐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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