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식수술 Q&A][건강]고도근시엔 효과적어 ‘친구따라 수술’ 위험

  • 입력 2002년 11월 10일 17시 23분


한 안과의사가 라식수술을 하고 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한 안과의사가 라식수술을 하고 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11일은 대한안과학회가 정한 ‘눈의 날’이다. 몇 년간 한국에서 눈에 대한 최대 관심사는 라식수술이었다. 10만명 이상이 수술을 받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라식국가’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근시는 꼭 수술로 고쳐야 할 질병은 아니다. 라식은 일종의 성형수술이라고 볼 수도 있다. 》

안경이나 렌즈로도 불편함이 없다면 굳이 남들이 한다고 라식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필요한 지, 적합한 지를 판단해야 한다.

최근 언론을 통해 라식의 부작용이 알려진 것보다 많다고 보도되면서 라식을 원하지만 수술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라식의 장단점을 알고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눈의 날’을 맞아 라식 부작용 치료의 권위자인 연세대 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 교수에게 라식 등 시력교정술의 장단점과 최근 경향에 대해 물었다.

Q:시력교정술은 엑시머레이저(PRK)→라식→라섹의 순서로 기술이 발달된 것인가?

A:그 순서대로 나왔지만 라식이 PRK보다, 라섹이 라식보다 발전된 방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각기 장단점이 있어 개인에 따라 선택할 뿐이다. 셋 다 레이저로 각막을 쏘아 빛의 굴절도를 바꾸는 수술이다. PRK는 각막에 직접 레이저를 쏘고 라식은 각막의 바깥 부분을 얇게 자른 뒤 각막 안쪽에 레이저를 쏜 뒤 각막을 다시 덮어준다. 라섹은 각막 상피를 긁어서 옆으로 밀어내고 레이저를 쏜 다음 상피를 원위치로 복귀시키는 방법이다.

□엑시머레이저와 다른 점은

Q:PRK와 라섹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A:PRK는 시력이 교정되는데 시간이 걸리고 통증이 라식보다 오래가지만 마이너스(-) 6디옵터 보다 좋은 눈에는 라식보다 부작용이 적고 안정된 방법이다.

라섹은 기본적으로 PRK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각막이 얇은 경우에 주로 하는데 라식보다는 각막 혼탁이 더 생기지만 수술 초기 6개월 정도는 PRK에 비해 혼탁이 덜 생긴다.

Q:라식은 간편하고 효과도 좋지만 부작용을 우려해 수술을 안 하는 사람이 있는데 실제로 부작용이 많은가?

A:수술 받은 사람 중 일부에게 부작용이 나타난다. 야간의 눈부심 현상은 피할 수 없다. 시력이 나쁠수록 각막을 많이 깎아서 눈부심이 심하다. 또 라식은 각막을 잘랐다가 다시 원위치에 붙이는 것인데 붙는 힘이 약해 큰 충격을 받으면 각막이 떨어질 수 있다. 수술시 상처 부위에 감염이 생길 수도 있다.

Q:눈은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수술이 잘못될 수도 있지 않는가. 최근 안구의 움직임을 1초에 4000번 추적한다는 안구추적장치는 그 문제를 해결해 눈부심 등의 부작용이 전혀 없다는데….

□수술 부작용 어떤 게 있나

A:안구추적장치가 안구의 움직임을 1초에 4000번 추적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눈의 움직임을 1초에 4000번 파악해도 파악할 때마다 일일이 레이저를 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눈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과 움직이는 순간에 정확히 그 위치에 맞춰 레이저를 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부작용이 전혀 없다는 것은 과장이다.

Q:수술 받은 사람 가운데 70% 이상이 라식 뒤 1.0 이상의 시력이 나온다는 게 사실인가?

A:개인마다 결과가 달라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 시력이 나쁠수록 교정 효과에 변화가 많다. -14디옵터보다 나쁜 고도근시의 경우 라식의 효과나 안전성이 좀 떨어져 렌즈삽입술을 받는 게 낫다. 친구가 수술을 받고 1.0 이상이 나왔다고 자신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Q:원칙적으로는 한 눈씩 교정해야 하나?

A:모든 시력교정술은 한 쪽씩 하면 더 안전하다. PRK는 한 쪽을 하고 6개월 후에 다른 한 쪽을 했지만 요즘은 레이저가 좋아져 3개월 정도 뒤에 한다. 라섹도 3개월 간격을 두고 하면 좋다. 한 눈씩 하는 것은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방법이다.

Q:라식을 받아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나빠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또 개발된 지 얼마 안돼 앞으로 20년 뒤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다는데….

□수술하면 노안 빨리 오나

A:조금의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시력이 평생 유지된다. 최근 라식이 PRK보다는 약간 불안정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지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노안이 빨리 온다는 것도 잘못된 말이다. 미래의 일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콜롬비아의 한 천재 안과의사는 60년대부터 라식을 했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Q:최근 각광받는 웨이브 프런트란 무엇인가?

A:웨이브 프런트는 라식이나 PRK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사람의 각막은 보기와는 달리 매끈하지 않고 모양도 다르다. 웨이브 프런트는 개인마다 각막이 어디가 튀어나오고 들어갔는지 알아봐서 그 모양에 맞게 깎아내려는 것이다. 즉 보통의 라식이 일정한 도수의 안경을 맞추는 것이라면 웨이브 프런트는 자신만의 특수한 맞춤렌즈를 제작하는 것이다. 지금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는 대세가 될 것 같다. 그러나 아직은 기계가 이론에 따라가지 못하며 의사가 고도의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라식수술 과정▼

1.각막절삭기로 각막을 잘라 각막편을 만든다.
2.각막 안쪽에 레이저를 쏘아 굴절 이상을 교정한다.
3.잘라낸 각막편을 다시 덮어준다.
4.수술 완료.

라식수술을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꼭 말려야 할 사람들이 있다. 각막이 얇은 사람들이다.

보통 라식을 할 때는 자신의 디옵터 수치에 10을 곱한 것 이상 깎는다. 예를 들어 시력이 -6디옵터면 60㎛(1㎛는 1000분의 1㎜) 이상 깎아야 한다는 얘기. 사람의 각막 두께는 중심부가 보통 500∼550㎛다. 수술시 적어도 250㎛ 이상의 각막을 남겨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가톨릭대 의대 강남성모병원 안과 김만수 교수는 “250㎛는 절대치가 아니고 통계적인 수치일 뿐”이라며 “각막 두께가 270㎛가 넘어도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이 있고 230㎛라도 괜찮은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콘택트렌즈의 부작용으로 각막이 혼탁한 사람이나 백내장, 녹내장 및 망막질환이 있는 사람도 제외된다. 당뇨병과 류머티스를 앓는 만성 질환자도 안 된다.

또 밤에 운전하는 사람이나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사람도 안 하는 게 좋다. 운동 선수에게는 라섹이나 PRK가 더 낫다. 그러나 20세 이상이면 나이에 따른 제한은 없다. 최근 중년의 수술도 늘어나고 있는데 큰 문제는 없다.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원추각막이다. 각막 가운데 부분이 계속 얇아지는 원추각막이 있거나 의심되는 사람은 절대로 수술을 하면 안 된다. 원추각막은 일반적인 기계로 진단이 어려워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수술해도 괜찮은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검사가 필수다.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검사 전에 렌즈를 빼고 생활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소프트렌즈는 2주, 하드렌즈는 3주 정도다.

시력은 자동굴절검사기로만 진단하지 않고 반드시 의사가 검진하는 수동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안저, 안압 검사와 각막의 굴곡을 측정하는 각막만곡도 및 지형도 검사도 필수. 평상시와 눈에 힘을 줄 때 시력의 차이를 알아보는 굴절마비검사의 경우 눈에 약을 넣고 1시간이 지난 뒤 검사하는데 3일간은 눈이 부시고 가까운 사물이 잘 안보이게 된다.

당일 검사하고 바로 수술할 수 있다는 병원은 피하는 게 좋다. 한 안과 전문의는 “하루에 수술할 수 있는 최대 한계는 4명”이라고 말했다. 하루 수술건수가 너무 많은 병원은 믿기 힘들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라식 불가능할땐 각막에 렌즈 삽입할수도▼

-14디옵터 이상의 고도 근시자나 각막 두께가 얇아서 라식이 불가능한 사람들은 렌즈 삽입술에 대한 관심이 많다.

렌즈 삽입술이란 안구를 절개하고 안쪽에 렌즈를 넣어 시력을 교정하는 수술법. 수술 뒤 시력의 변화가 없고 각막을 깎지 않으므로 선명한 상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엑시머레이저나 라식이 안구 밖 수술인데 반해 렌즈 삽입술은 안구 내 조직을 건드려야 하는 수술이므로 위험이 따르는 것도 사실. 각막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

렌즈 삽입은 카메라의 조리개에 해당하는 눈의 홍채를 기준으로 △홍채 앞에 삽입하는 방법 △홍채에 거는 방법 △홍채 뒤에 삽입하는 방법이 있다. 홍채에 거는 방법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워 잘 시행되지 않는데 잘 되면 다른 조직에 피해가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채 뒤에 삽입하는 방법은 최근 많이 하는 방법인데 일부에서 백내장이 발생된다는 보고가 있다.

홍채 뒤에 삽입하는 방법이 최근 많이 시술되는 것인데 일부에서 백내장이 발생된다는 보고가 있다.

가톨릭대 의대 강남성모병원 안과 김만수 교수는 “렌즈삽입술로 -30디옵터 이상의 근시도 교정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완벽한 수술법은 없으며 이것 역시 근시교정술의 한 방법일 뿐”이라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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