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층 연구로 95년 노벨화학상 폴 크루첸 美교수 내한

  • 입력 2002년 10월 4일 17시 54분


“인도 등에서 만들어진 거대한 갈색구름이 한국에까지 날아오고 있습니다. 생태계와 농업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갈색구름에 대해 한국도 대비해야 합니다.”

오존층 파괴 현상을 규명해 1995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폴 크루첸 미국 캘리포니아대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교수(사진)가 3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BK21사업단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크루첸 교수의 최근 연구 분야는 아시아 갈색구름. 이 구름은 산불, 소각장, 공장 등의 오염물질이 만든 대형 구름으로 올해 한국의 대홍수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첸 교수는 “갈색구름은 태양열을 흡수해 땅위를 차갑게 하고 대기의 증발을 방해해 생태계를 파괴한다”며 “해당 지역의 농업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갈색구름은 매년 더 커지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까지 날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의 연구결과 갈색구름은 태양에너지를 10∼15% 차단하며 이 때문에 해당지역의 강수량은 20∼40%, 농산물 생산량은 10% 정도 줄어든다.

그는 그러나 갈색구름이 올해 한국의 대홍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크루첸 교수는 “남극에 생긴 오존 구멍 때문에 식물 플랑크톤이 10% 줄어드는 등 바다의 생산성이 떨어졌다”며 “북유럽에서는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도 오존구멍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당초 오존층을 통과한 자외선 때문에 큰 피해가 날 것으로 걱정했지만 다행히 아직은 생태계가 어느 정도 방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크기가 줄어들었다고 보도된 남극의 오존구멍은 올해 기온이 올라가면서 일어난 예외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크루첸 교수는 8일 서울대에서 ‘남극의 오존구멍이 인류에게 주는 교훈’이라는 주제로 제13차 서남 노벨상 초청강연을 하며, 제주도와 광주과학기술원을 방문해 갈색구름 공동연구에 대해 논의한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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