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유전자 지도 나왔다

  • 입력 2002년 4월 5일 20시 00분


중국과 스위스의 2개 연구팀이 벼의 유전자지도 초안을 완성했다고 5일 공식 발표했다.

베이징(北京)대 유전자연구소와 중국인 연구진이 주도한 워싱턴대 게놈 센터는 중국과 동남아의 주식인 ‘인디카’ 품종을, 스위스의 신젠타사(社)는 한국과 일본인이 주로 먹는 ‘자포니카’ 품종에 대해 99%와 99.8%의 정확도로 DNA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 두 개 품종의 DNA 염기서열 변이는 0.5∼1%로, 인종간 개인간 사람의 변이(0.1%)보다 훨씬 크게 나타나 품종간 다양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6000년의 쌀 재배 역사 이래 인류는 쌀 종자를 개발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10년까지 줄였지만 이번 유전자 지도 초안의 완성으로 새 품종을 개발하는 기간이 2∼3년까지로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와 외신들은 전했다.

중국은 게놈지도를 토대로 유전자 차원에서 다수확의 비밀을 밝혀낼 계획이다. 신젠타사는 비타민A를 만들어내는 유전자나 해충에 대한 내성 유전자, 수질 정화에 이용될 수 있는 유전자 등을 찾아내 유전자조작을 통해 새로운 기능성 벼 품종을 만들고 나아가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이들 유전자를 이용할 계획이다.

한편 중국과 미국 연구팀이 국제적 비영리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인 진뱅크(GenBank)에 게놈 해독 결과를 공개한 반면 스위스의 신젠타사는 자사 유료 웹사이트에 게놈 지도를 올려 과학자들로부터 민간 기업이 인류의 절반 이상이 주식으로 먹는 벼의 유전 정보를 독점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신젠타사에 돈을 주고 자포니카 품종의 유전정보를 사는 사태가 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국내 과학계에서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신젠타사 관계자는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조사용으로 공개를 요구할 경우 개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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