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이용자 '뻥튀기' 의혹

  • 입력 2001년 1월 29일 18시 59분


무선 인터넷 이용인구가 정부가 발표한 1578만명의 8분의 1인 190만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터넷 시장규모가 과다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29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리서치인터내셔날케이알씨와 공동으로 벌인 무선인터넷 사용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휴대전화 이용자 중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8%(약 190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휴대전화기를 갖고 있는 경우도 33.9%에 머물렀다.

이같은 결과는 기존의 정부통계를 뒤집는 것으로 무선인터넷 시장이 정보통신부 발표와는 달리 수요측면에서 아직 성숙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또 이 수치는 그동안 정부통계에 불신을 나타냈던 외국기관들의 추산수치(200만명선)와 비슷한 것이어서 인터넷 시장통계 전반에 대한 재검검 필요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소비자 시장규모를 과다 계상할 경우 관련 기업들의 기술개발 및 영업전략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건전한 시장육성을 위해 정밀한 시장통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9일 정통부는 2000년 말 현재 국내 무선인터넷 가입자수는 전체 휴대전화 인구의 58%인 1578만50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적인 성공사례인 일본 NTT도코모사의 ‘i모드’가입자 1000여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KISDI 조사에 따르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의 3분의1 정도만이 무선인터넷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이중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는 비율은 23.7%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이용자가 집중되어있는 서울 또는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인터넷을 사용한지 3개월 이상, 한 달에 3회 이상 사용하는 15∼59세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휴대전화 이용이 저조한 지방까지 포함할 경우 무선인터넷 이용인구는 조사결과보다 더 적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KISDI 신성문 주임연구원은 “기존 통계는 단말기 보급대수에 근거해 공급자 측면에서 파악한 것”이라며 “그러나 수요자 측면에서 사용률을 조사한 이번 결과에서는 무선인터넷에 대한 대중적 호응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선인터넷과 인터넷쇼핑 다량 이용자의 경우 무선인터넷 보급률은 각각 10.3%와 12.6%로 나타나 무선인터넷 활용률이 전반적으로 높게 조사됐다.이와 관련해 정통부는 “무선인터넷 이용자수를 단말기 보급대수로 파악하는 것은 일본 i모드 가입자 산정법과 동일해 무리가 없다”며 “그러나 자주 이용하는 사용자수가 적어 통계가 과장돼 보이는 문제점은 있다”고 밝혔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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