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트랜드/가치사슬의 해체]무한경쟁 시대

  • 입력 2000년 7월 9일 18시 21분


《‘e비즈니스란 정확히 무엇이며 오프라인 비즈니스와는 어떻게 다른가.’

본보는 독자들의 이같은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세계 굴지의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공동기획으로 ‘테크트렌드’를 연재합니다. 이 시리즈는 e비즈니스의 본질과 디지털이코노미가 가져올 새로운 환경 및 오프라인 기업의 변신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e비즈니스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을 시도할 계획입니다.》

인터넷은 이제 가장 흔한 말이 되었다. 집집마다 컴퓨터가 있으며 학교와 직장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사용한다. 굳이 어느 곳엔가 자리를 잡지 않더라도 휴대전화 단말기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어디에나 컴퓨터가 있는 세상이다.

컴퓨터는 생활습관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산업 전반에 걸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 변화의 동인은 무엇일까.

▽가치사슬의 해체〓보스턴컨설팅그룹은 이러한 동인 중 하나를 ‘가치사슬(Value Chain)’의 해체로 보고 있다. 가치사슬이란 예를 들어 제조업체 도매업체 소매업체 소비자에 이르는 과정에 각각 나름대로의 부가가치를 더해서 다음 업체나 사람에게 전달되는 일련의 단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가치사슬의 해체가 현재 산업 전반에 걸쳐 진행중이다. 물론 인터넷과 컴퓨터가 여기에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가치사슬은 다시 공급체인과 연결되어 있다. 라면의 경우 제조업체와 도소매업체, 포장재업체 운송사업자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때 정보는 매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정보는 자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 관계 감정 등을 포함하는 것이다.

▽정보의 중요성〓정보는 가치사슬과 공급체인을 연결시켜 주는 고리이다. 정보를 효과적으로 이용한 기업들은 반드시 성공했다.

수 만 가지의 품목을 판매하는 월마트에선 공급업체를 전자문서교환(EDI)망으로 연결해 긴밀하게 정보를 공유한다. 적재와 하역을 알맞게 조절해 재고회전율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었다. 월마트가 다른 경쟁자들보다 우위에 설 수 있었던 기반은 바로 정보였다. 이밖에도 즉시재고관리(JIT·Just-In-Time)를 도입한 도요타, 첨단 예약시스템을 도입한 아메리칸 항공, 소비자에게 성공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준 나이키와 코카콜라 등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정보의 경제논리〓근래엔 가치사슬과 공급체인을 연결하는 고리가 해체되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풍부한 정보를 비용없이 거의 무제한적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접속과 정보 송수신의 폭발적인 증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보의 경제논리는 사물의 경제논리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사물은 소비되면 없어지고 팔리면 주인이 바뀐다. 정보는 소비되거나 판매되어도 여전히 판매자가 소유하고 있으며 후에 다시 팔 수 있다. 정보는 비용없이 무한정 복제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사물은 제조비용을 추가로 투입해야만 재생산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사물은 한계효용 체감법칙의 적용을 받는다. 농사에 투입하는 노동력을 두 배로 늘려도 수확량은 두 배로 늘지 않는다.

반면 정보는 한번 투자해 얻어진 후에는 추가비용 없이 영원히 재사용할 수 있다. 사용횟수를 늘리면 사용 횟수당 비용은 오히려 줄어든다.

<박종만 보스턴컨설팅그룹 팀장>Park.Jongmahn@BC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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