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김성윤-박성원목사/클릭 클릭 '나홀로 예배'

  • 입력 2000년 6월 22일 19시 27분


▼김성윤목사▼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본격적인 인터넷 교회(www.internetchurch21.com)가 등장했다. 기존의 대형교회들이 이미 인터넷을 대대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설교녹음을 제공하는 등 지역교회의 보조수단에 불과하다. 반면 인터넷 교회는 오프라인 교회의 보조수단이 아니라 인터넷을 중심으로 완결된 온라인 교회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터넷교회의 시스템 운영자는 김성윤(金聖允)목사. 86년 총신대를 졸업하고 92년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측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컴퓨터를 XT급부터 사용했던 매니아이기도 하다.

김목사는 “진정한 온라인 교회는 ‘혼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느냐’에 달려있다”며 “혼자 예배드릴 수 있는 근거를 개신교의 ‘만인제사장주의’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인터넷 교회에서는 누구나 예배실을 클릭하면 묵도 찬송가 교독문 신앙고백 기도 설교 찬송가 헌금 광고 묵도의 순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다. 찬송가 순서에는 사운드카드로 반주가 연주되고 설교는 텍스트로 보면서 음성파일을 다운받아 들을 수 있다. 헌금은 교회의 은행계좌로 직접 송금하거나 계좌 이체한다. 현재 등록된 신도는 100명 정도. 신도중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샤롯에서 식당업을 하는 아주머니, 중국에 장기파견 근무를 나간 회사원도 있고 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성경공부를 하기 원해 등록한 사람도 있다. 구역예배는 벤처인셀 주부셀 청소년셀 대학생셀 등 지역보다는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의 교제를 중심으로 한 셀그룹으로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예배가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는 성례전과 세례의식. 가톨릭교회는 빵과 포도주로 성육신하는 예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영성체 의식이 예배의 중심이어서 온라인 예배가 성립하기 힘들다. 개신교도 가톨릭만큼 자주는 아니지만 일년에 몇차례 성례전과 세례의식을 집행한다.

김목사는 “여러 방면으로 검토했지만 성례전과 세례의식은 인터넷으로 집행할 수 없어 오프라인상의 보조공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인터넷교회는 4월 9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있는 ‘평화의 교회’에서 처음으로 성례전을 겸한 예배를 드렸다. 예배에는 지방에 있는 신도 5명을 포함해 약 15명이 참석했다. 김목사는 ‘평화의 교회’를 제1지역교회로 삼아 신도가 늘어나면 전국 각지에 제2, 제3의 지역교회를 마련, 성례전을 집행할 계획이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박성원목사▼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사이버 교회, 사이버 예배의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문명의 이기를 선교에 활용하고 N세대를 교회로 끌어들이기를 위해 새로운 문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다. 온라인 예배는 교회에 나올 수 없는 사람들, 즉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환자, 중증 장애인, 시간적으로 교회의 정규예배시간을 맞출 수 없는 사람, 심지어 앞으로는 교도소의 수인까지도 예배에 참여토록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교회에 무분별하게 접근할 때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첫째 개인주의의 위험이다. 사이버 문화는 현대 인류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인 개인주의를 더욱 고착화한다. 홀로 컴퓨터와 마주 앉아 자기만의 세계에 몰두한다. 사이버 공동체가 있다고 하나 구체적인 접촉이 없는 무접촉 가상공동체이며 컴퓨터를 끄는 순간 0과 1의 연결은 해체되고 공동체와는 떨어진다.

둘째 자기중심적이다. 인터넷 정보는 일방적 선택 방식이다. 내가 선택하는 곳에만 클릭하고 내가 원하지 않는 정보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클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신근대주의가 인터넷주의이다.

셋째 공동체의 상실이다. 인터넷 네트워크는 만날 수 없는 먼 이웃과 가까워지는 대신 가까운 이웃을 상실하게 한다.

넷째 논리와 이성적 분석을 바탕으로 하는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은 감성의 표현과 교감에 한계가 있다. 감성의 표현과 교감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신앙과 예배를 사이버 교회와 예배가 담아내는데는 한계가 있다.

예수는 “두 세 사람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함께 모이는 곳이 교회”라고 말씀하였고 칼빈은 “교회는 말씀이 올바로 선포되고 성만찬이 바르게 행해지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의미의 초점은 ‘공동체’의 중요성이다. 교회에 가는 것은 ‘예배하는 개인’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동체가 되어 예배하기 위한 것’이다. 사이버 예배는 불가분의 긴급장치로서 존재해야지 본질적 예배의 틀이 될 수는 없다. 클릭을 해서 원하는 설교자의 설교, 자기에게 필요한 말씀만을 선택적으로 듣고, 헌금을 신용카드로 지불하고, 인테넷 쇼핑처럼 클릭하여 집으로 배달된 떡과 잔을 공동체없이 혼자 먹고 마시는 것은 예배와 성찬의 상업화이지 진정한 영적 교제인 예배가 될 수 없다.

박성원목사(세계개혁교회연맹 협력과 증언부 총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