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간척-온난화로 겨울철새 종류 줄었다

  • 입력 2000년 4월 3일 19시 22분


우리나라의 겨울철새는 대부분 물새, 그 중에서도 오리류인 것으로 나타나 ‘종(種) 다양성’이 빈곤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새만금지역인 만경강과 동진강유역이 우리나라 최대의 철새도래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가 2월중 조류 전문가들과 함께 새만금지역 등 전국의 100개 철새 도래지에 대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지역에서 186종 118만1000마리의 철새가 관찰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3종 106만8000마리보다 개체수는 다소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이중 물새류가 115만5000마리로 전체 겨울 철새의 97.6%를 차지했고 물새류 중에서도 오리류가 99만2000마리나 됐다. 기러기류는 6만마리, 갈매기류는 5만8000마리 등이었다.

오리의 종류도 극히 단순했다. 청둥오리(43만4000마리) 가창오리(21만2000마리) 흰뺨검둥오리(14만8000마리) 등 3개종이 79만4000마리로 전체의 67.1%를 차지했다. 반면 일본의 경우는 상위 3개종이 전체의 51.6%로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철새의 종류가 이처럼 단순한 원인은 국내 주요 철새 도래지인 서해안의 갯벌을 간척함으로써 철새 서식지가 줄어들었고 자연습지도 감소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또 동해안의 경포호 송지호 화진포호 등에서는 멸종 보호종인 큰고니 혹고니 고니가 지난해 이후 관찰되지 않거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호수의 수질이 변하고 있는데다 고니의 주요 먹이인 수초류를 호수에서 제거한 데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여름철새인 백로류(왜가리 쇠백로 대백로 중대백로)가 지난해와 올해 각각 2401마리와 1757마리가 관찰된 것도 흥미를 끄는 대목. 이처럼 백로류가 텃새화화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겨울날씨가 따뜻해졌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 새만금지역인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 등에서만 전체 개체수의 16%(19만3000마리)가 관찰되는 등 이 지역이 국내 최대의 철새 도래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엔 이 곳에서 3만9000마리의 철새가 관찰됐었다.

환경부는 또 시화호의 경우 97년 댐 방류 이후 수질이 다소 개선되면서 철새가 지난해 8만7000마리에서 올해 13만6000마리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반면 국내 최대의 철새 도래지였던 한강 하구는 지난해 7만마리에서 올해 3만1000마리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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