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原電 땜질용접 알고도 묵살"…연구원 폭로

  • 입력 1999년 10월 13일 19시 34분


경북 울진1호기 등 일부 핵발전소 건설과정에서 원자로와 직접 연결돼 있는 ‘1차 냉각계통’ 배관용접작업이 부실하게 이뤄져 방사능 누출과 원자로 붕괴 등 대형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책임연구원 김상택씨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운니동 녹색연합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주장했다.

김씨는 “89년12월 울진1호기 가동중 검사 과정에서 증기기관과 순환펌프 사이의 ‘살수배관’과 가압기를 연결하는 배관에서 이음새를 몰래 용접한 소위 ‘미확인용접부’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94년3월에도 영광원전 3,4호기에서 각각 43개와 6개의 ‘미확인용접부’를 발견, 한국전력에 보고서를 올렸으나 ‘그럴 리가 없다’며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일단 공사가 끝나면 보완재로 배관을 씌우기 때문에 정밀검사 없이는 이 부분을 찾아낼 수 없다”며 “정부기관과 한전은 이 문제를 덮어두지 말고 당장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씨는 “당장 방사능 누출이나 원자로 붕괴 등의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배관 속을 순환하는 냉각수(붕산수)가 서서히 이음새 부분을 녹슬게 해 심할 경우 이음새 부분이 분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경우 방사능을 함유한 냉각수 유출은 물론이고 자칫 냉각수 부족으로 원자로가 폭발하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안전기술院 "이미 조치 끝나"

이에 대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측은 “김씨가 주장하는 ‘미확인용접부’에 대해서는 이미 조치를 했으며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결함이 없음을 확인했다”는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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