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무해 농약 등장…해충 식욕떨어뜨려 굶겨 죽겨

  • 입력 1999년 6월 18일 19시 56분


「농약」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다소 부정적인 선입관을 갖고 있다.

‘몸에 해로운 물질’ ‘안쓸 수 있으면 안쓰는게 상책’등이 농약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 그러나 농작물 보호를 위해선 쓸 수 밖에 없는 ‘필요악(必要惡)’이 농약이다.

이에 따라 현대 영농과학의 주요 과제는 살충 효과는 유지하면서 신체에 해롭지 않은 농약을 만드는 것.세계 각국 연구기관과 기업들의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로 최근 이같은 ‘꿈의 농약’이 하나씩 등장하고 있는 추세.

신제품 개발을 선도하는 곳은 농약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매출액을 자랑하는 스위스 업체 노바티스.

작년 노바티스의 한국 진출을 계기로 한국 시장에도 ‘차세대형’ 농약이 등장하고 있는 중.

▽이이제이(以夷除夷)식 살충〓해충의 천적을 이용하는 방법. 전문 용어로는 ‘생물학적 방제’라고 하며 특정 해충의 천적 곤충을 살아있는 채로 포장, 제품화한 것.

유럽 지역에선 이미 10년전부터 널리 사용하고 있는 살충법이다.

천적 곤충이 해충을 ‘격퇴’하는 것까진 좋으나 또다른 해충이 될지도 모르므로 제조업체는 같은 성(性)의 곤충만을 한데 묶어 판매한다. 더 이상의 번식을 막아 저절로 소멸되도록 하는 것.

▽식욕을 감퇴시켜 굶겨 죽인다〓국내에서도 올해 시판된 ‘체스’가 대표적 제품. 진딧물 제거용인 이 제품은 살포 뒤 진딧물을 ‘즉사(卽死)’시키는게 아니라 진딧물의 신경조직에 영향을 미쳐 식욕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일으킨다. 이 농약에 노출된 진딧물은 더 이상의 양분 섭취 행위를 중단함으로써 자연히 ‘아사(餓死)’에 이른다는 것.

인체에 해로운 독성을 줄이기 위해 약물 전체의 독성을 줄이다보니 이런 제품을 고안해냈다는 설명이다.

▽농작물을 위한 예방주사〓해충을 직접 죽이는 살충법이 아니라 각종 병, 박테리아, 세균 등에 대한 농작물의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 사람들이 특정한 병에 대한 면역성을 기르기 위해 예방주사를 맞는 것과 같은 원리.

유럽에서는 2년전부터 이미 이런 개념의 농약이 상용화됐으며 국내에도 2001년쯤 등장할 전망.

▽성장을 억제시킨다〓곤충의 성장을 억제시켜 농작물에 가장 큰 해를 미치는 시기까지 자라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나방류를 전문으로 제거하는 제품. 국내에서도 ‘매치’라는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유충들로 하여금 소화중독을 일으키게 해 탈피(脫皮)를 하는데 필요한 키틴질을 합성하지 못하도록 하는게 원리. 주로 산란된 나방의 알에 사용된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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