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말라리아 확산 헌혈량 급감…혈액수급 큰 차질

  • 입력 1999년 4월 11일 19시 42분


최근 군부대와 민간인의 헌혈량이 크게 줄어 혈액수급에 적신호가 켜졌다.

대한적십자사와 각 지역혈액원에 따르면 95년 73만여명이던 군부대 헌혈자는 군인 헌혈의 절반을 차지하는 경기 파주 연천 철원 등 경기 북부지역 군부대에서 발생한 말라리아 때문에 최근 수년간 매년 4∼5%씩 줄어 지난해에는 62만3천여명으로까지 감소했다.

특히 최근에는 말라리아 발생지역이 휴전선 일대에서 점차 남쪽으로 확대되며 환자수도 해마다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군부대 헌혈이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말라리아는 한 부대에서 몇명만 발생해도 부대 전체가 위험지역으로 구분돼 3년간 채혈이 금지된다.

민간인 헌혈의 경우 IMF 경제난과 함께 전개된 헌혈캠페인으로 지난해 전체 헌혈인구가 97년에 비해 1만6천여명 늘어났지만 하반기부터 캠페인 열기가 식으면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헌혈자는 1·4분기 65만5천여명에서 4·4분기 57만9천여명으로 줄었다.

서울 남부혈액원의 경우 매년 관내에 있는 S그룹 계열사 직원들을 상대로 단체헌혈을 받는데 지난해에는 3천1백명이 헌혈에 참가했지만 올해에는 1천4백명만 참가했다.

이같은 혈액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대한적십자사는 지난해 미국 등지에서 18만ℓ(1천3백만달러)의 혈액을 수입한데 이어 올해에도 17만ℓ의 혈액을 수입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의 경우 선진국과는 달리 군인과 학생에 대한 헌혈 의존도가 70%를 넘어 혈액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개선돼야 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군부대의 혈액공급의존도(현재 약30%)가 높아 군에 비상상황이나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혈액수급에 큰 타격을 받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 조남선(趙南善)정도관리팀장은 “정상인의 경우 헌혈을 한 뒤 2주 정도만 지나면 재헌혈이 가능하지만 현재 기업과 관공서 등에서 연 1회 실시하는 헌혈 캠페인의 참여율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혈액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헌혈참여를 요구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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