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동영상압축기술 개발…고려대 유혁교수팀

  • 입력 1999년 3월 10일 19시 49분


현재보다 한 세대 앞선 멀티미디어 정보처리기술인 동영상정보 압축처리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고려대 컴퓨터학과 유혁(柳爀)교수팀은 10일 ‘신클라이언트에서의 오디오 및 비디오(AV) 정보처리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신클라이언트란 미국 등 선진국 정보산업계에서 개발하려고 노력 중인, TV처럼 편하게 쓸 수 있는 컴퓨터 단말기. 개인용 컴퓨터(PC)에 비해 칩과 메모리 등 하드웨어를 혁신적으로 줄여 PC를 대체할 ‘차세대 단말기’로 부각되고 있다.

유교수팀은 이 기술을 이용할 경우 기존의 복잡한 데이터 압축 및 해제과정을 대폭 줄여 멀티미디어 정보를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수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현재 CD 등에 저장된 동영상비디오를 보려면 펜티엄급 이상의 PC가 있어야 하나 이 기술을 적용하면 네트워크를 통해 소형TV 가격의 단말기만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 또 동화상이 자주 끊어지는 등 아직 불완전한 인터넷방송도 이 기술로 공중파방송보다 훨씬 깨끗한 화질로 바꿀 수 있다는 게 유교수팀의 설명이다.

기존의 원격화상회의에는 카메라가 포착한 이미지를 디지털정보로 바꾸는 캡처보드와 이를 받아 전송하는 고성능 컴퓨터와 전송장치가 필요하고 상대방도 반대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해 수천만원대의 장비가 필요했다. 그러나 이 기술을 적용하면 카메라와 연결된 단말기를 통해 바로 화상회의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이 기술은 이밖에 네트워크를 통한 쌍방향TV 및 주문형 비디오(VOD), 휴대용 단말기(PDA) 등 각종 정보통신분야에 폭넓게 응용될 수 있어 ‘뉴미디어 혁명’을 앞당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수천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유교수의 설명. 유교수팀은 국내 연구진으로는 드물게 세계적 소프트웨어회사인 선마이크로시스템사로부터 30만여달러(한화 3억6천만원 상당)의 연구비와 장비를 지원받아 2년간의 연구 끝에 올초 이 기술을 개발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사는 이 기술을 채택한 신클라이언트를 6월부터 기당 3백∼5백달러(60만원)에 출시해 올해에만 30만∼50만대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설상훈(薛湘勳·전자공학)교수는 “외국의 유수기업이 거액의 지원금을 주며 개발을 독려한 것 자체가 무척 이례적이며 의미있는 일”이라며 “유교수가 개발한 기술은 관련 산업에 큰 변화를 줄 중요한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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