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ADL보고서 반박]『현대만 조사해 만든 졸속작』

  • 입력 1998년 12월 25일 20시 00분


LG반도체는 25일 아서 D 리틀(ADL)사의 실사 결과에 대해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ADL의 평가보고서에는 현대전자가 총 15개 평가항목 가운데 8개 항목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왔으며 LG가 앞선 항목은 하나도 없었다.

LG반도체측은 평가보고서의 개별 평가항목에 대해 24, 25일 이틀간 정밀 분석 작업을 벌인 결과 ‘지극히 편파적이고 불공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LG반도체의 한 관계자는 25일 “이번 보고서는 LG를 배제한 채 현대측 인사와 인터뷰하고 현대전자 이천공장만 방문한 뒤 시한에 맞춰 급하게 작성된 ‘졸속’ 작품”이라며 “보고서 내에서도 앞뒤가 서로 안맞는 부분이 나올 정도”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개별 항목에 대한 LG측의 분석 결론.

▼사업 성과와 관리부문〓ADL은 양사의 사업 성과를 평가한 세가지 항목 가운데 재무건전성은 현대전자 우세, 자산활용과 수익성 항목은 양측을 동점으로 평가했다.

LG측은 “ADL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전자의 반도체부문 부채비율이 97년 174%, 98년 상반기 295%라고 되어있다. 반면 현대전자 법인 전체의 부채 비율은 97년의 경우 688%에 이른다. 현대전자의 반도체 부문 비중이 55%인데 어떻게 산출된 수치인지 누가 봐도 납득되지 않는다”며 수치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관리부문은 총 12개 항목 가운데 7개 항목에서 ‘현대 우세’, 4개 항목은 동점으로 평가. 반도체 생산원가 산정의 기본인 ‘수율’을 알 수 있는 ‘팹(FAB)소유비용 최소화’ 항목은 평가 유보.

▼공정기술과 생산설비〓공정기술에선 현대 4대3 우세. LG측이 주장하는 LG의 웨이퍼 한장당 칩생산개수는 4세대의 경우 4백35개, 5세대는 6백개인 반면 현대전자는 4세대가 3백90개. 현재 주력 라인인 3세대 라인도 LG가 2백10개인 반면 현대는 1백93개 정도라는 것. 따라서 현대가 첨단 공정기술 부문에서 우세하다는 평가는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 LG의 입장.

생산설비에서도 현대가 4대2 우세. LG측은 “ADL이 중점적으로 평가한 DUV는 돈만 있으면 살 수 있는 장비다. 경제성을 고려할 때 비싼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도 수율이 높다면 그것이 최선”이라고 반박.

▼시장 예측과 실행 능력(현대 4대2 우세)〓LG측은 “93∼94년은 LG가 사업 예측을 잘한 것으로, 94∼95년은 현대가 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ADL측은 현대가 잘 했던 시기만을 평가 기준으로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장점유율과 관련해 LG측은 “데이터퀘스트조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감안한 통계와 고유 브랜드를 붙인 제품 통계 등 두 가지로 나눠서 발표한다”며 “이번 평가에 LG의 히타치에 대한 OEM 물량이 빠진 이유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

LG측은 또 “올해 고속D램(PC100용 제품) 분야에서 LG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30%가 넘었다. 차세대 고속D램인 램버스D램도 LG가 가장 앞서 있다. LG가 시장을 읽지 못한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반박.

▼지적재산권 확보(현대 3대0 우세)〓ADL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LG를 0점 처리했다. LG측은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지적재산권은 D램과 같은 메모리가 아닌 비메모리 분야에 집중돼 있다. LG는 비메모리 비중이 12%인 반면 현대는 1%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유능한 인재 확보 및 유치(현대 4대2 우세)〓ADL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의 경우 연구직 사원 가운데 3분의 2가 학사 이상의 학위 보유자로 되어있다. 그러나 LG측은 학사학위 이상 보유자가 전체의 90%라고 반박.

▼포트폴리오(위험분산을 위한 제품군)의 다양성(현대 4대3 우세)〓LG측은 “보고서는 생산하는 D램이 다양할수록 좋다고 언급했으나 LG가 우세한 고속 D램에 대한 부분은 아예 검토하지 않았다”고 주장.

▼현물시장 의존도 최소화(현대 4대3 우세)〓대형 바이어와 현물시장 비중이 반반인 LG측은 “현물시장의 가격이 더 비싸면 현물시장에 파는 게 당연하다”는 반응. LG의 한 관계자는 “가격이 오르는 시점에선 현물시장의 가격이 훨씬 높아진다. 비싼 곳에 파는 게 마케팅의 기본 아니냐”고 반문.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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