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 사용자중 19% 실명-사망 위험』

  • 입력 1998년 12월 4일 09시 25분


콘택트렌즈 사용자의 19%가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아칸토아메바균에 감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의대 안과학교실 韓泰源 교수는 4일 「한국인에서의 아칸토아메바 각막염」이라는 논문을 통해 『전국의 콘택트렌즈 사용자 7백39명의 렌즈용기에 대해 배양검사를 한 결과 19.1%인 1백41명이 아칸토아메바 보균렌즈를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칸토아메바란 원생동물인 아메바의 일종으로, 콘택트렌즈가 보급되기 시작한 지난 73년 미국에서 아칸토아메바 보균자가 뇌막염으로 숨진 뒤 80년대 전세계로 확산된 안과질환의 원인균이다.

특히 90년대 들어 에이즈환자나 골식이식자 등 면역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오염된 목욕탕물, 수돗물, 바닷물 등에서 콘택트렌즈 등을 통해 눈, 피부에 감염된 뒤 뇌로 흘러들어가 각막염, 뇌막염을 일으켜 실명이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韓교수의 조사결과 렌즈종류별 오염도는 1회용 렌즈(6.7%)나 하드렌즈(18.8%)보다 매일 착용하는 소프트렌즈(20%), 장기 착용하는 소프트렌즈(23.1%)가 더 심했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콘택트렌즈 세척액 가운데에는 아칸토아메바에 살균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이 전혀 없는데다 각막염에 대한 특별한 치료약도 없어 아칸토아메바 균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고 韓교수는 설명했다.

韓교수는 이밖에 지난 3년여동안 아칸토아메바로 인해 각막염에 걸린 환자 15명에게서 12종류의 균주를 검출했는데 이 가운데 아직 국내외 의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아칸토 러그더네시스 2주와 아칸토 트라이앵귤라니스 1주를 검출했다고 밝혔다.

韓교수는 『국내 아칸토아메바에 의한 각막염 발생률은 콘택트렌즈 사용인구의 증가에 따라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초기 진단이 어려워 오진으로 인해 실명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콘택트렌즈에 화학소독과 가열소독을 겸하면 아칸토아메바 감염도가 7%로 떨어진다』며 『렌즈용기의 위생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정주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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