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해커들,조직화 추세…1만명이상 활동 추정

  • 입력 1998년 5월 14일 19시 27분


국내 해커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어두운 골방에서 남의 눈을 피해 해킹 기술을 습득하던 해커들이 온라인을 통해 공공연히 조직화하고 있다.

‘나홀로 해커’보다는 그룹을 만들고 조직에서 활동하는 해커들이 늘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최신 정보를 함께 나누며 신종 해킹 기법을 공동으로 만들어내는 사례까지 생기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센터가 14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정보통신부 국가안전기획부와 공동 개최한 ‘제3회 정보보호 심포지엄’에서는 국내 해커들의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이 소개됐다.

한국정보보호센터 임채호(林采浩)박사는 ‘신종 해킹기법 출현 현황 및 대책’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국내에서 해커를 꿈꾸는 해커 지망생들이 1만여명 이상으로 추산되며 해킹 클럽을 구성하는 등 그룹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PC통신 및 대학 홈페이지에 해킹 정보가 늘어 올해 확인된 해킹 홈페이지만 1백여개를 넘어섰으며 해킹 관련 전자게시물도 증가했다. 국내 대부분의 대학에 해커 동아리가 결성돼 3백여개 이상 활동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에서도 해킹 관련 정보교환 모임이 눈에 띈다.

이같은 해커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국제적인 해커 조직과도 연계해 국경을 넘나드는 해킹 사건을 벌이고 있다.

올해초부터 4월말까지 확인된 26건의 해킹 사건중 해외와 연결된 사건이 9건(34%)에 이르는 등 국내 해커들이 해외 해커와 연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에는 오명(吳明) 동아일보 사장이 ‘정보화 추진정책에서의 정보보호의 역할’에 대해 특별강연을 했다. 오사장은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정보의 안전한 유통을 보장하기 위한 환경 조성이 필수과제”라고 전제하고 “전자서명제도, 정보침해 행위에 대한 처벌의 법제화 등 정부차원에서 정보보호 정책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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