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해결 미생물 50여종 무더기 발견

  • 입력 1998년 3월 18일 08시 00분


산소 대신 철(Fe)로 호흡하는 미생물이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의 ‘해결사’로 등장했다. 이 미생물은 특히 유기오염 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전기를 발생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수질환경연구센터 김병홍 김형주 현문식박사팀은 17일 철 분자로 호흡하면서 전기를 발생하는 미생물 50여종을 무더기로 발견, 5월 국제미생물학회에 발표할 계획이다.

김박사팀은 지난해 슈와넬라IR―1이라는 미생물이 유기오염물질을 분해하면서 부산물로 전기를 발생한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 발견, 미국생물학회지에 발표했다. 이번에 발견한 미생물은 전국의 논과 하수종말처리장 부근에서 채집, 분리한 것. 유기물 분해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있어 생활폐수로 생기는 슬러지의 양을 최대 1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미생물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 발생능력. 김박사는 “이들 미생물이 먹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전자를 세포막에 붙어 있는 색소단백질을 통해 방출하면서 대신 외부의 철 분자를 흡수, 에너지를 얻는 ‘호흡법’을 갖고 있다”면서 “전자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전기를 생성하기 때문에 전지(電池)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미생물을 한컵 정도만 배양해도 0.7V의 전압을 발생해 직렬로 20개를 연결하면 20W의 형광등을 켤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김박사는 미국 국방부측과 잠수함의 생활폐수 처리와 전력공급에 미생물을 사용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잠수함의 생활폐수가 수온을 높여 인공위성의 추적대상이 되는 것을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김박사의 설명이다.

〈최수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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