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위성방송」,머독의 사업수완 소개

  • 입력 1998년 3월 2일 08시 45분


세계적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은 어떻게 미디어의 황제자리에 올라섰을까.

내년 9월경 우리나라의 데이콤샛 위성방송에 참여하는 그는 한국의 경제 상황을 낙관하며 수익을 기대한다지만 정작 사업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방송개발원 선임 연구원 정용준박사는 최근 펴낸 저서 ‘세계의 디지털 위성방송’에서 머독의 사업 수완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머독은 위성방송의 개척자이며 지배자. 그는 영국 위성방송 BSkyB를 성공시켰으며 세계 각지에서 ‘스카이 시리즈’를 추진중이다.

머독은 위성방송의 사업 전망이 불투명했던 80년대 말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방송위성보다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가 덜한 통신위성을 이용하는 두뇌플레이를 펼쳤고 이때문에 영국 정부로서도 머독의 위성방송에 관해서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었다.

머독은 기업 합병이나 물량 공세 등으로 경쟁자를 물리치는 한편 규제가 심한 지역에서는 합종연횡으로 틈새를 파고든다.

영국에서는 할리우드의 영화 판권과 스포츠독점 중계권을 비싼 값에 사들이고 경쟁사 BSB는 아예 합병해버렸다. 홍콩의 스타 TV도 파산 지경에 이른 허치슨사로부터 헐값에 매입한 것.

인도에서는 ISkyB를 시작하면서 위성의 직접 수신을 금지하는 법규에 대항해 위헌 제소를 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위성방송 JSkyB를 준비할 때 TV아사히의 주식을 매입하려다 실패하자 후지TV와 연합하는 전략을 폈다.

중국의 경우 머독 반대 여론이 일자 현지에서 피닉스 채널을 시작하면서 일부 주식을 홍콩의 친중국 기업에 양도하기도 했다.

머독의 또다른 전략은 프로그램의 현지화. 세계 곳곳에서 현지 영화사를 인수하거나 스튜디오를 개설, 흥행성 높은 영화를 방송하고 공동 제작을 하기도 한다.

호주 출신인 머독은 20대 초반에 물려받은 작은 신문사 하나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 세계적인 미디어 사업가로 떠올랐다. 다만 80년대 영국에서 신문사업에 손댄 뒤 선정주의 등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머독은 영화사인 미국 20세기 폭스를 비롯해 유럽 아시아 남미 등 세계 각지의 방송인쇄매체를 지닌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소유주다. 그만큼 한국 위성방송 시청자들은 고품질의 서비스를 기대할 수도 있다.

정박사는 “우리도 치밀한 재단아래 머독의 공격적 사업 수완에 대비하고 내부의 방송환경을 정비해 두어야만 상호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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