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과학계결산]복제양 「돌리」 최대 이슈

  • 입력 1997년 12월 24일 08시 07분


무한한 힘을 가진 자연과 이에 도전하는 인간. 97년은 자연과 인간의 「줄다리기」가 어느 때보다 팽팽했던 한 해였다. 올해 최고의 핫이슈는 뭐니뭐니해도 복제양 돌리의 탄생. 영국 스코틀랜드 로슬린연구소는 2월 다 자란 암양의 유방세포에서 채취한 세포핵을 이용, 생명체를 복제하는데 처음 성공했다. 마치 모나리자 그림의 페인트 조각을 떼내 모나리자를 「환생」시키는 것처럼 과학자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온 것을 실현시켰다. 생명체복제는 『아돌프 히틀러, 마릴린 먼로 등 인간의 「환생」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부풀렸고 『정신까지 복제될 경우 우주의 질서가 파괴될 수 있다』는 윤리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세계 각국은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했고 복제연구에 대한 정부지원을 전면금지하는 등 인간복제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지만 의학적 목적의 복제를 제약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돌리에 이어 7월엔 응혈인자를 가진 젖을 생산하는 복제양 몰리와 폴리가 또다시 탄생돼 복제기술이 앞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 다음이 엘니뇨현상. 세계 곳곳에서 가뭄과 홍수, 폭염과 이상난동이 기승을 부렸다. 8월부터 위력을 보인 엘니뇨는 83년 1백30억달러와 2천여명의 인명피해를 남긴 엘니뇨에 비해 더 큰 피해를 낳고 있다. 내년 1월 극을 이루다 차츰 소멸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예측. 우리나라도 겨울 이상난동이 계속되는 등 영향을 받고 있다. 4월에는 20세기 최대규모인 「헤일―밥」혜성이 태양을 근접 통과하면서 열흘 남짓 화려한 우주쇼를 벌였다. 이 혜성의 머리는 지름이 1백만㎞, 꼬리의 길이는 1억㎞에 달했다. 7월5일 패스파인더가 화성 착륙에 성공, 우주도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패스파인더가 보낸 생생한 사진은 인터넷으로 중계돼 전세계를 흥분시켰다. 패스파인더는 과거 우주탐사 비용의 20분의 1정도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저비용 우주탐사의 새 장을 열었다. 이어 12월 목성 주위를 돌고 있던 갈릴레오호가 목성의 위성인 아이오와 유로파에서 각각 빙하와 화산의 흔적을 확인, 첫 우주생명체 발견 가능성을 열었다. 지구의 온실효과와 관련, 12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까지 90년 수준의 5%씩 감축키로 합의해 환경기술이 급박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밖에 3만∼10만년전 유인원인 네안데르탈인의 DNA 분석결과 「네안데르탈인과 인간의 DNA 구조가 다르다」는 결론이 나옴으로써 인류의 기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원자를 멈추게 한 과학자들이 노벨상을 받은데 이어 10억분의 1m 크기의 원자 조종이 가능한 「나노테크놀러지」가 급속한 발전을 보이면서 과학기술의 혁신이 예고되고 있다. 〈최수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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