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재단,흥미있는 TV과학드라마 제작 모색

  • 입력 1997년 9월 9일 07시 57분


MBC TV드라마 「영웅반란」의 주인공은 깡패. KBS2 「파랑새는 있다」의 주인공은 기공을 연마하는 차력사.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깡패조직의 생리나 밤무대 차력사의 행동에 빠져든다. 이같은 TV드라마의 영향력을 과학대중화에 응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과학자나 기술자를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딱딱하고 어렵게 생각되는 과학기술과 그들의 생활을 부드럽게 전달해보자는 취지로 과학을 소재로 한 드라마 제작이 모색되고 있는 것이다. 과학문화재단은 지난달말 프로듀서(PD) 30여명을 초청,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5일에는 방송작가 30명과 대덕에서 「과학기술 대중화와 방송」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가졌다. 이 세미나에서는 드라마의 등장인물을 과학기술자로 설정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원자력연구소 생명공학연구소 화학연구소 관계자들은 드라마의 소재로 쓰일 만한 과학기술자의 애환을 설명했다. 서울대 김제완교수(물리학과)는 주제발표에서 『우리 사회에는 과학과 기술을 무조건 어렵다고 생각하는 선입견이 심각하게 만연되어 있다』면서 『따라서 오락프로처럼 쉽고 재미있게 과학기술을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의 개발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을 드라마의 소재로 삼는 것은 이미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되어 있다. 영국 BBC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코스모스」와 미국의 과학 드라마 「스타트렉」 등은 공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공상과학 드라마인 「X파일」이 우주인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터미네이터」 「쥬라기공원」 「네트」 「스타워스」 등 영화는 우주과학과 유전공학 인터넷 등 교과서로 배우기에는 딱딱한 과학기술을 흥미롭게 풀었다. 반면 국내에서는 과학기술을 소재로 한 영화나 TV드라마가 전무한 실정. 오히려 최근들어 귀신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나 기공학 등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소재들이 넘실대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병원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방영됐지만 수술장면이 실제와 차이를 보이는 등 치밀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과학문화재단 안강식기획실장은 『최근 들어 TV는 폭력이나 정쟁(政爭) 미신적 이야기들로 얼룩져 사회분위기마저 해치고 있다』면서 『TV가 사회 분위기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우리 사회 전체의 논리와 합리성을 높이기 위해 과학 드라마의 제작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수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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