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15∼20%「산후우울증」』…육아부담등 원인

  • 입력 1997년 9월 2일 07시 39분


출산은 축복받을 일. 그러나 임산부중 50∼60%는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기분이 울적함을 느낀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커다란 진통을 동반하는 출산후에는 우울함을 느끼는 정도가 훨씬 심하다는 것. 미국의 경우 산모중 절반 이상이 울적함을 느끼며 15∼20%는 산후우울증을 겪는다고 미국 육아월간지 페어런츠 최근호가 보도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울적함이 얼마만큼 우울증으로 발전하는지에 대한 통계가 없다. 경기 고양시 정신보건센터 김진학소장은 『산후의 울적함은 대부분 일주일정도 지나면 없어지지만 장기간 지속될 경우 방치하면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산후우울증의 원인으로는 출산에 따른 생리적인 변화와 함께 육아에 대한 부담감 등이 꼽힌다. 산모는 큰 일을 치러냈다는 안도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아기를 돌봐야한다는 심리적 스트레스와 함께 늘어난 육아일로 육체적 스트레스까지 받는다는 것. 출산 직후에는 신체적으로 쇠약해질 뿐 아니라 신경이 예민해진다. 특히 이때 시부모가 「아들이 아니다」며 섭섭해하거나 남편이 출산 자체를 반기지 않을 경우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것. 산후우울증의 증상은 입맛이 없어지고 불면증이 오며 살기 싫다는 비관적인 생각이 드는 것 등. 아기가 귀찮은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자신이 비정한 엄마인 것 같아 죄의식에 우울증이 악화되기도 한다. 연세대 의대 민성길교수(신경정신과)는 『산전산후에는 아기의 건강에만 가족들의 관심이 집중되기 쉬운데 산모의 건강도 중요하다』며 『남편 등 가까운 가족이 산모에게 관심을 갖고 위로해주면서 신체적인 수고를 덜어주어야 산후우울증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경기자〉 ◇「산후우울증」아내둔 남편이 명심해야할 일 ▼관심을 갖는다〓남편의 관심이 무엇보다 아내에게 힘이 된다. 의사 등 전문가에게 보이는 것을 꺼리지 말라. 또 아내의 치료에 동참한다. ▼산후우울증이 병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명심한다〓산후우울증은 거의 대부분 치료된다. 아내의 증상이 나아져 예전의 부부사이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다. ▼아내를 위로한다〓아내가 혼자만 고통받는다는 생각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내의 고통을 이해하고 위로한다. 산후 젖이 불어나 통증을 호소할 경우 남편이 짜주면 아내의 정신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 ▼집안일을 돕는다〓아기가 태어남으로써 늘어난 집안일에 아내는 육체적 스트레스까지 받는데 이러한 아내를 돕는다. ▼남에게 도움을 청하라〓처가나 본가, 친구에게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청한다. 아내와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우면 웬만한 집안일은 남의 손에 맡긴다. ▼인내심을 갖고 항상 아내곁에 있는다〓자신이 아내를 사랑한다는 사실과 듬직한 지지자로 곁에 있다는 것을 확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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