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사람 외국어습득 어렵다』…美의학계,腦역할 규명

  • 입력 1997년 7월 11일 20시 59분


나이 든 사람들이 외국어를 습득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의학계의 숙제였던 이 의문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의료기관 가운데 하나인 뉴욕의 슬로언 케터링 메모리얼병원 연구진이 풀어냈다. 해답은 나이에 따라 외국어를 저장하는 뇌의 공간이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것. 즉 외국어를 어린시절에 배우면 모국어와 외국어 정보가 뇌속 특정한 공간에 함께 저장이 되지만 나이가 든 후에는 외국어 지식을 저장하는 방이 별도로 마련된다는 것이다. 이 외국어 저장공간은 울타리가 정해져 일정한 규모 이상으로 늘지 않으며 특히 한번 습득한 외국어를 오랜기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 크기가 급속히 줄고 다시는 늘지 않는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반대로 어린 시절에 배운 외국어는 모국어와 함께 뇌속의 같은 공간에 저장되며 평생동안 보관된다. 그래서 외국어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잠시 잊었다가도 다시 사용하면 급속히 회복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몇살 이전에 외국어를 배워야 동시 저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 보고서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임상실험 결과 7∼8세 이전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슬로언 케터링 병원의 연구진은 지난 수년간 두가지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이용해 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규명해 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이날 발행된 의학전문지 네이처를 통해 공개됐다. 이 병원은 당초 암환자의 뇌수술시 언어능력 보존방법을 연구하다가 이같은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이번 결과를 응용하는 연구를 계속할 경우 외국어 학습능력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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