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춘추전국시대/인터넷-PC통신]『일부社 곧 도태』

  • 입력 1997년 6월 29일 20시 21분


「밑빠진 장독에 물붓기」. 인터넷과 PC통신 업체간에 황금의 땅인 사이버 세계에 투자한 결과를 두고하는 말이다. 다른 컴퓨터 사업보다 기술 변화가 빠르고 투자가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에 「화려하지만 실패 가능성도 높은 사업」이란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진정보통신 SK텔레콤 LG 등 초대형 인터넷 서비스업체의 잇따른 등장으로 이 분야의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몇몇 대기업도 인터넷 비즈니스에 곧 가세할 움직임이다. 이에 따라 올해말쯤이면 경쟁에 뒤져 이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하는 기업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 군림하는 한글과컴퓨터도 지난 95년11월 인터넷접속 서비스 「HIS」에 뛰어들었으나 6개월만에 두산정보통신에 시스템과 인력을 매각해야 하는 쓰디쓴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지난 94년8월 국내 최초로 인터넷접속서비스를 시작한 아이네트. 아직까지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80억원에 투자도 70억원을 웃돌아 인터넷의 무한 경쟁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아이네트의 柳志璇(유지선)기획실장은 『인터넷 비즈니스도 결국 장치산업』이라며 『개인과 기업, 가입자가 내는 서비스 이용료가 회사의 투자비용을 넘어서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인터넷업체중의 하나인 UU넷은 흑자로 돌아서는데 무려 8년이 걸렸다. 국내 인터넷 서비스업체(ISP)들은 최소한 2,3년을 지나야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PC통신 업체도 어려운 사정은 마찬가지. 한국PC통신(하이텔)과 데이콤(천리안매직콜)이 이익을 냈으나 최근 인터넷과 PC통신의 통합 서비스 개발로 또다시 적자로 돌아설 위기에 처해 있다. 인터넷 분야에서 그나마 이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 기반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개발사업. 웹인터내셔날 사이버네틱홀딩스 버추얼아이오시스템 퓨처시스템같은 벤처업체들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데이콤의 온라인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朴在天(박재천)상무이사는 『온라인 비즈니스의 성공은 이제 PC통신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토대가 되는 정보 인프라에 달렸다』며 『가까운 시일 안에 온라인 업체들의 흥망성쇠가 분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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