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수 없는 호르몬제 「不老-强精」 효과

  • 입력 1997년 5월 11일 08시 58분


불로장생,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인간의 꿈.

노화(老化)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성장이 끝난 후 인간이 늙어가면서 급속히 줄어드는 호르몬이 노화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노화연구소 등은 성장호르몬 멜라토닌 DHEA 및 성호르몬 같은 호르몬제제가 질병을 막는 등 일부 단기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물질들이 장기적으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도 미지수. 이 때문에 규명되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무분별한 투약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서울대 체력과학노화연구소 권인순박사의 도움말로 각 호르몬제제의 특성을 알아본다.

▼성장호르몬〓우리나라에서도 성장호르몬 결핍에 의한 왜소증 어린이의 작은 키를 크게 하고 일부에서는 항노화제로 쓰고 있다. 나이가 들며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게 되면 지방분이 많아지고 근육의 양이 줄어든다.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면 일시적으로 피부가 팽팽해지고 근육도 강화되는 게 사실. 그러나 지난 90년 멕시코에서 일부 무분별한 성장호르몬의 남용으로 말단비대증에서 나타나는 당뇨 고혈압 및 손의 신경이 눌려 제대로 움직이기가 어려운 증상 등이 발견됐다. 이 호르몬은 값이 비싸고 주사제로 맞아야 하며 약을 끊으면 항노화효과가 바로 없어진다.

▼멜라토닌〓 잠을 유도하는데 도움을 주는 호르몬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역시 나이가 들수록 분비가 줄어든다. 일부에서는 멜라토닌이 인간의 생체리듬과 관계가 있다는 이유로 인체 노화시계에도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하고 있다. 그러나 멜라토닌의 장기적인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

▼DHEA〓부신에서 만들어지는 DHEA는 에스트로젠과 테스토스테론 등 성호르몬의 전단계 물질. 30대 이후 몸안에서의 분비가 차츰 줄어드는데 노인들 가운데 DHEA 농도가 높은 사람은 심혈관질환이 나타나는 비율이 적고 오래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3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DHEA를 투여했을 때 면역기능이나 운동능력 근육량 등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했으나 일부 과학자들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85년 4월까지 건강식품점에서 팔다가 식품의약국(FDA)이 「특별한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판매를금지하고약사들이 약의 일부성분으로만쓸 수 있도록 했다.

▼성호르몬〓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은 40년대부터 폐경후의 심장병과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써왔다. 그러나 10,20년 장기 사용하면 유방암과 자궁내막암의 빈도가 늘어나며 75세 이상은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운동선수들이 근육강화제로 쓰다 적발되기도 하는 물질. 단기적으로 성욕이 증가하고 근육강화효과가 있으나 「정력」이 좋아진다는 증거는 없다. 오래 사용하면 부종 간기능장애, 뇌 및 심혈관질환, 전립선질환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김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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