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대기업들,이스라엘서 앞다퉈「첨단기술 사냥」

  • 입력 1996년 12월 25일 20시 18분


「텔아비브〓白宇鎭기자」 이스라엘이 우리 기업들의 첨단 기술 확보처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이스라엘 수출원은 『삼성전자는 10여개 이스라엘 업체와 기술제휴 계약을 하고 통신 및 멀티미디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정보통신과 대우전자는 각각 통신관련 소프트웨어와 2차전지 분야 제휴를 추진중이다. 아미르 하이에크 수출원사무국장은 『최근 한라 한화 등 대기업 조사단들이 이스라엘을 방문, 어느 업체와 손잡을지를 조사하고 갔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에 앞서 이스라엘에서 「첨단기술 사냥」에 나선 삼성전자는 지난달초 「넥서스」사와 함께 정보를 보낼 수 있는 쌍방향무선호출기를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 기술기획팀 관계자는 『이스라엘 대학 및 연구소의 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다』고 평가하고 『삼성전자는 이스라엘에 연구소 설립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아미람 쇼어 이스라엘 소프트웨어협회장은 『인텔의 유일한 해외연구소가 이스라엘에 있으며 여기서 펜티엄칩의 절반이 설계됐다』고 자랑했다. 이달초 그룹 조사단 10명과 함께 이스라엘에 들른 한화그룹 해외사업본부 金栽元(김재원)부사장은 『정밀화학 통신 의료장비 쪽에서 유망한 사업들을 찾아냈다』며 흡족함을 나타냈다. 한화그룹은 이스라엘 업체들과 제휴할 사업분야를 결정한 뒤 조만간 다시 현지를 방문, 기술제휴 및 합작투자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LG정보통신은 개인휴대통신(PCS) 서비스의 요금을 매기는 소프트웨어를 「오렉」사와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대우전자는 이스라엘 최대 전자업체인 「타디란」사와 공동으로 2차전지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 인터뷰/이스라엘 통상산업부장관 나탄 샤란스키 ▼ 「예루살렘〓白宇鎭기자」 『이스라엘의 1천여개 첨단 분야 신생 기업들은 투자 및 전략적 제휴를 맺을 외국 파트너를 찾고 있습니다』 나탄 샤란스키 이스라엘 통상산업부장관은 최근 열린 「이스라엘 하이테크 세미나」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스라엘은 내수시장이 작아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하는데 엔지니어 위주로 구성된 첨단 업체들은 해외 마케팅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스라엘 수출원이 주관한 이 세미나에는 한국을 비롯, 일본 대만 베트남 태국 필리핀 인도 등 7개국 기자들이 참석했다. 샤란스키장관은 『이스라엘은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의료공학 생명공학과 같은 첨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외시장인 나스닥을 포함해 미국 증시에 84개 회사를 상장, 이스라엘은 미국 증시에 주식을 공개한 기업 수에서 캐나다에 이어 두번째. 이스라엘에는 인텔 디지털 모토롤라 내셔널 세미컨덕터 등이 반도체 디자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실리콘 그래픽스, 마이크로 소프트 등도 연구소를 차려 이스라엘은 또다른 실리콘밸리로 불리고 있다. 『지난 90년부터 구(舊)소련으로부터 이민이 급증하면서 과학기술자가 대거 유입, 기술도약의 「촉매」가 됐다』고 샤란스키장관은 분석했다. 지난해까지 6년 동안 68만6천명이 이스라엘로 들어왔는데 이 가운데 구소련으로부터의 이민은 약 60만명. 이에 따라 이스라엘의 과학기술인력은 지난 94년 현재 1만명당 1백35명으로 늘었고 2위인 미국(80명)을 크게 앞선다는 것. 이스라엘 정부는 구소련 출신 과학기술자들이 갖고 있는 기술을 상용화하도록 「인큐베이터」제도를 도입, 28개 인큐베이터에서 4백여 하이테크 프로젝트가 추진됐다. 샤란스키장관 자신도 구소련 과학자 출신으로 10여년간의 수형생활끝에 지난 86년 이스라엘로 왔다. 그는 안드레이 사하로프박사와 함께 「헬싱키 모니터링 그룹」을 결성해 인권운동을 주도하면서 국제 사회에 널리 알려진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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