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이방훈]우리 외교의 현실 직시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4강 외교의 어려움을 토로한 기사(12일자 A5면)를 읽으며 마음이 안쓰러웠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친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우리나라가 지금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힘도, 합의를 이끌어낼 힘도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4대 강국은 오직 자국의 이익 중심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우리도 이제 우리나라의 상황을 상대 국가가 이해하리라는 유아적 생각을 버리고 철저히 현실을 인식해서 행동해야만 국제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문 대통령도 아마 거의 비슷하게 느낀 것 같다.

같은 날 사설이 지적하듯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균형자’를 자처하는 줄타기 외교는 국제사회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강대국에 끌려다니는 외교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우선 우리나라가 처한 위치와 힘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사드 배치로 인해 벌어지는 미국 북한과의 관계, 이로 인한 중국의 보복 등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하고 대비해야 한다. 일본과 러시아가 현재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외교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국익을 위한 일이라면 여야 할 것 없이 모든 국민이 하나 되어 이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이방훈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