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대학으로 서울대와 차별화… 세계적 수준의 법인 국립대 만들 것”

박희제기자 입력 2017-06-09 03:00수정 2017-06-0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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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혁명’ 이끄는 조동성 총장
조동성 인천대 총장이 7일 매트릭스 대학 운영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대 제공
38년간 서울대 경영대 교수로 지내다 지난해 7월 인천대 수장인 된 조동성 총장은 ‘조용한 혁명’을 이끌고 있다.

청렴과 안전을 화두로 잔잔해 보이지만 깊은 곳에서는 거센 소용돌이가 이는 물살처럼 대학 문화를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 7일 조 총장을 만났다.

○ 준비된 혁신

조 총장은 미국의 링컨 전 대통령 말부터 인용했다. ‘1시간 나무를 패기 위해선 40분 동안 도끼날을 갈아야 한다.’ 취임 이후 10개월은 도끼날을 가는 시간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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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하자마자 155m²이던 총장실을 52m²로 확 줄였다. 부총장실도 50% 축소하고 6개 처장실은 없앴다. 처장실은 총장실 옆 사무실에서 고교 교무실과 흡사하게 운영되고 있다. 조 총장은 “집무실 축소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된 것보다 처장 사이의 벽이 허물어진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종종 학내 현안을 놓고 언성을 높이던 처장들이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의견 조율을 하더라는 얘기다.

“매주 월, 목요일 본부 회의가 열리는데 처장들이 한목소리를 내니 총장이 밀리고 있어요.” 조 총장은 소수자가 된 자신의 ‘처지’를 달갑게 받아들였다.

지난달 1일부터는 총장을 비롯한 보직교수와 직원들의 업무추진비를 실시간 공개하도록 했다. 대학 홈페이지의 청렴센터를 클릭하면 로그인하지 않고서도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떤 내용으로 업무비를 썼는지 조회할 수 있다. “학교를 위해 당당하게 공비를 쓰자”는 명분이 먹혀들어 5월 업무추진비 사용 실적은 4월보다 40%가량 줄어들었다.

조 총장은 “인천대를 서울대와 차별화된 세계적 수준의 법인 국립대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공개하고 있다. 9월부터 국내 최초로 국내외 기업, 기관과 연계한 ‘매트릭스 대학’ 선발 방식으로 교수들을 충원한다. 앞으로 3, 4년 전체 교수 450명 중 280명가량을 새로 뽑을 계획이다. 인천대는 향후 3-4년에 걸쳐 퇴직자를 포함하여 280명의 교수를 채용해 현장과 밀착한 국제적인 매트릭스 연계전공을 만들 계획이다. 바이오, 중국, 기후, 미래도시, 인문학을 키워드로 하는 '봉우리 연구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 시동 건 바이오특화대

“인천대는 서울대가 하지 않는 것만 골라서 하면서 세계적 대학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조 총장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천대를 연구중심대학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전략을 세웠다. 세계적 대학과의 공동학위제 도입, 매트릭스 대학 운영, 의·치대 설립을 통해 국내 최고의 바이오대학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시립대 시절엔 교육의 역할이 중요했지만 연구를 목적으로 설립된 국립대가 된 만큼 연구는 의무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모델은 미국 스탠퍼드대다. “20여 년 전 스탠퍼드대 총장이 ‘10억 달러짜리 기업 1000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이후 실리콘밸리 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결국 노벨상 수상자를 하버드대보다 더 많이 배출했지요.”

조 총장은 2003년 서울대 교수 시절 바이오경영자 과정을 개설해 바이오산업을 주도하는 국내외 인사와 인연을 맺었다. 이들의 주선으로 기업체가 바라는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을 중심으로 바이오산업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는 인천대 주변(송도국제도시) 여건을 최대한 활용한다.

조 총장은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으로부터 “우리가 원하는 신입사원은 생물학 과목을 2개 더 들은 사람이 아니다. 조직에 몰입하고 구성원과 화합하며 성실한 자세로 자신의 역할에 전력투구하는 반듯한 인성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인천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킴벌리, CJ대한통운, 풀무원식품을 비롯한 28개 기업체와 매트릭스 대학 교과과정을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

중국 옌다(燕達)그룹 같은 8개 해외 기업,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등 3개 해외 대학, 국방부 대검찰청 한국바이오협회를 포함한 15개 기관도 참여하기로 했다.

이 중 가축사료 공급과 치료, 관리를 한꺼번에 서비스하는 중국 애그리치글로벌사는 섬김과 배려의 리더십, 주인의식과 기업가 정신, 도전과 승리, 사업 성공과 사회공헌 역량을 핵심 인재상으로 제시하면서 구체적인 교과 편성을 인천대에 요청했다.

“70세 한국인이 만든 애그리치글로벌은 4년 만에 시가총액 1조 원에 달하며 중국에서 45개 기업체를 거느리고 있어요. 이 기업 요구에 따른 20개 교육 과목(모듈)을 편성해 9월 학기부터 시행합니다. 이런 형태의 교과를 10여 개로 확대할 것입니다.”

조 총장은 의학계열대 설립 계획도 내놓았다. 그는 “의대 신설에 어려움이 많겠지만 인천대 의학계열대는 의대생을 키우는 게 아니라 의사를 재교육하는 대학”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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