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공학기술자 양성의 요람 ‘코리아텍’… 취업률 4년제大 1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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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탐방/한국기술교육대]

충남 천안시에 있는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은 고용노동부가 설립하고 지원하는 국책대학이다. 공학계열 및 인적자원개발 분야 특성화 대학이다. 일반 대학과 달리 '실천공학기술자'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실천공학기술자란 기업에서 실무와 직업교육을 동시에 수행하는 현장교사를 말한다. 1991년 설립됐으니 역사도 만만치 않다. 국책대학 중에는 운영이 ‘느슨하다’거나 ‘예산 먹는 하마’ 등의 비판을 받는 곳도 있지만 코리아텍은 다르다. 특히 최근 5년간 코리아텍은 4년제 대학 중 취업률 최상위권에서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다.

○ 실천공학기술자의 출발점

코리아텍 학생들이 교내 다담창의센터에서 자신들이 직접 설계 제작한 F1 모형 자동차를 시험하며 교수의 의견을 듣고 있다.
코리아텍 학생들이 교내 다담창의센터에서 자신들이 직접 설계 제작한 F1 모형 자동차를 시험하며 교수의 의견을 듣고 있다.

코리아텍은 6개 공학계열 학부와 1개 인문사회계열 학부에 4200여 명이 재학 중이다. 적어도 ‘취업절벽’이라는 말은 이 대학과 어울리지 않는다. 교육부의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 연계 전국 대학 취업률 결과 발표에 따르면 코리아텍은 항상 1, 2위를 차지했다. 올 1월 대학공시 ‘알리미’ 발표에서도 86.6%의 취업률로 1위를 차지했다.

취업률 분포도 대기업 41.8%, 공공기관 20.1%, 중소중견기업 36.2%, 해외취업 및 창업, 프리랜서 등 기타 분야가 1.8%다. 대학생들의 선망 직종인 소위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 취업률은 61.9%로 조사됐다.

취업도 실적을 높이기 위한 ‘묻지 마’ 식과 거리가 멀다. 전공을 살려 취업하는 ‘전공 일치도’가 90%에 육박한다. 전국 대학 평균(60%)보다 30%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인력 수요와 괴리가 큰 ‘미스매치’라는 우리 대학 교육의 문제점을 코리아텍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윤정식 입학홍보처장(디자인·공학전공 교수)은 “국내 최고의 취업률 성과는 ‘실천공학인재 양성’이라는 한길을 걸어온 결과”라고 자평했다.

자녀 2명을 모두 코리아텍에 보낸 학부모 이훈요 씨(충남 아산시)는 “코리아텍은 확실한 전공 공부와 풍부한 장학 혜택, 명확한 진로 지도 등 학생 중심 대학이기 때문에 학부모 입장에서 별로 걱정할 것이 없다”고 했다.

○ 차별화된 공학교육의 모델

고용노동부가 설립 지원하는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해갈 실천공학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세워놓고 있다. 코리아텍 제공
고용노동부가 설립 지원하는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해갈 실천공학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세워놓고 있다. 코리아텍 제공

코리아텍은 실천공학기술자 양성을 위해 차별화된 공학교육 모델을 도입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대학의 교육 프로그램과 다른 점이 많다. 그중 하나가 이론과 실험실습 비중을 철저하게 5 대 5로 나눠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론에서 배운 내용을 실습을 통해 실현하면서 결국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 또 취업 후 현장에서 교육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인적자원개발(HRD)이 필수 부전공이다.

졸업연구작품전은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다. 졸업연구작품 제작은 졸업의 필수조건이다. 1, 2학년 때 배운 전공 이론과 3, 4학년 때 배운 실무를 혼합해 5, 6명이 팀을 이뤄 최소한 6개월 이상 기획하고 설계 제작해야 한다. 이들이 졸업작품전에 내놓은 작품은 로봇 자동차 컴퓨터 전자통신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것이 대다수다. 특허를 받은 것만도 상당수에 달한다.

각종 실험실습장비가 구비된 100여 개의 실험실습실(LAB)도 24시간 개방돼 있으며 교수 채용 시 산업체 경력 3년 이상이 필수다.

○ 기업 연계 장기현장실습제 프로그램

코리아텍이 2012년부터 전국 최초로 시행해 온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제(IPP·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는 한국형 산학협동교육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전국 32개 대학에서 이를 벤치마킹했다.

IPP는 3, 4학년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과 연계된 기업 현장에 나가 4∼10개월간 실제 업무를 하면서 전공 능력과 취업역량 학점 및 보수(월평균 140만 원) 등 ‘1석 4조’의 효과를 얻는 제도다. 지난해에도 370명의 학생이 280개 기업에서 일했다. 주목할 점은 IPP에 참여한 학생들의 취업률이 90.1%로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5.91%포인트 높은 것. 이를 도입한 타 대학들도 IPP 참여 학생의 취업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명문 사립대 진학을 꿈꿨던 명주완 씨(24·전자공학전공 4학년)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하나로 캐나다 화이트호스 유콘대에서 4개월가량 공부한 뒤 지난달 22일 귀국했다. 그는 “고교 때 어깨를 나란히 했던 친구들을 요즘 만나면 수심이 가득한 것 같다”며 “솔직히 나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 앞으로 외국계 기업에 취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취업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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