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카페]깜짝 신기술 없던 MWC… 커진 5G 기대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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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산업부
김성규·산업부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이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2일(현지 시간) 막을 내렸다. 기존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제품은 많았지만 눈길을 사로잡는 신기술은 많지 않았다. 4G(4세대)통신에 기반을 둔 기술의 성숙으로 5G 시대가 곧 열린다는 것을 예고하는 듯했다.

MWC 2017이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피라그란비아’ 행사장의 중심지였던 3전시관에서는 가상현실(VR) 기기가 대세였다. 삼성전자는 VR 기기의 문제점인 어지럼증을 크게 줄인 ‘기어 VR 위드 컨트롤러’를 선보였다. 마치 놀이기구나 우주선을 탄 것처럼 VR 영상에 맞춰 이용자의 몸을 움직여 주는 기구가 결합돼 있었다. 사람이 몰릴 땐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체험해 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였다. 하지만 이전 모델보다 기능이 좋아졌을 뿐, 기본적인 개념과 성능이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LG전자는 혁신에만 집착하던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하며 ‘기본기’랄 수 있는 화면과 크기에 집중한 ‘G6’를 내놨다. 눈에 띄는 신기술은 보이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이 “LG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평가했다. 화웨이도 ‘P10’을 발표하며 기존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중요하게 고려하는 카메라와 색상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역시 개선된 기술만 있고 신기술은 없었다. 노키아는 아예 2005년 제조가 중단된 피처폰 ‘3310’을 새로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 2017’보다 크게 나아간 것은 없었다.

이는 4G 수준의 기술이 무르익은 데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인다. 4G가 자리를 잡으면서 4G와 결합할 수 있는 기술은 웬만큼 다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술 경쟁에 치중했던 지난해 MWC와 달리, 올해는 기존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겠다는 전략을 선보인 곳이 많았다.

4G 기술이 성숙했다는 분석은 5G 시대가 곧 닥친다는 의미다. 현재의 한계를 넘어선 기술 발전을 뜻하는 ‘넥스트 빅 싱(Next Big Thing)’은 몇 년 뒤 시작될 5G를 토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이라는 특징을 가진 5G는 특히 자율주행차 기술이 필요로 하는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은 이번 MWC에서 2019년 5G 상용화를 선언했다. 2년 뒤의 세상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기대가 된다.

―바르셀로나에서 김성규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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