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최대영]과거 의사결정 방식에 갇혀 있는 우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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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영 유한대 경영정보과 교수
최대영 유한대 경영정보과 교수
 최근 몇 년간 취업 지도를 하며 학생들과 면담해 보면 자신 앞에 전개될 삶에 대해 희망보다는 낙담하는 경우가 많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과거 직장인들에게 중요한 요소는 급여와 만족감, 인사고과 등이었지만 1980년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은 직업의 목적과 의미, 지속적인 대화, 자신의 삶을 중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우리 사회는 그들의 변화에 미래 지향적으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그들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과거 개발도상국 시대에 통용되던 명령과 통제 위주의 수직적 조직 문화에서 개성이 강조되는 수평적 조직 문화로 변해야 한다. 근래 들어 우리 사회에는 ‘땅콩 회항’으로 대표되는 ‘갑질’ 문화가 자주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유한양행을 세운 유일한 박사의 경영철학은 애국애족사상, 공동운명체적 노사관계, 인재 제일주의였다. 삼성을 세운 이병철 회장은 사업보국, 인재제일, 경청 등을 경영 철학으로 삼았다고 한다. 즉 나라를 위하고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것에 기반을 둔 경영이었다. 반면 현재 우리의 기업문화는 가부장적인 유교적 전통 문화에 기반을 둔 상명하복의 소통 부재 기업 문화다. 결과적으로 직장인들의 일에 대한 몰입도도 낮아졌다.

 네덜란드의 저명한 사회심리학자인 호프스테더의 연구에 의하면 동양문화권은 서양문화권에 비해 의사 결정이 폐쇄적이고 권력자의 의중이 많이 반영된다. 의사결정에서 구성원 간의 다양한 목소리는 사라지고 힘센 사람이나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에 집단적으로 동조하면 ‘집단사고의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결속력이 강한 집단이 외부로부터 분리된 채 의사결정을 할 때 시야가 좁아지고 집단적으로 비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한다는 의미다.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하는 지금의 단계에서 과거 개도국 성장기의 의사결정 방식을 그대로 답습해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갤럽의 클리프턴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변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는 부도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기업의 관리 시스템은 다른 어떤 나라 기업들보다 후진적이며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있는 급변의 시대에 젊은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리더십의 개혁이 필요하다.

최대영 유한대 경영정보과 교수
#조직 문화#땅콩 회항#갑질#삼성#4차 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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