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청와대 태반주사 과다 그 이유 파헤쳐 주길 外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23일자 A6면 ‘청와대 2년간 태반주사 등 2000만 원어치 구입’을 읽었다. 독자들로 하여금 이슈와 관련 없는 미용과 노화에 관한 약물 쪽으로 호기심을 몰아간다는 인상을 받는다. 최근에 대통령이 맞았다고 하여 특히 ‘태반주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많아졌다. 세월호 7시간과 태반주사는 크게 연관이 없는데도 말이다.

 미용과 노화 방지를 위한 약을 다량으로 구입했는데, 청와대는 근무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정상적으로 구입했다고 했다. 국민의 세금으로 청와대는 ‘왜’ 이러한 약들을 구입했는지를 파헤치는 기사가 필요할 것 같다.

 태반주사가 1년간 150개가 구입되었는데 한 사람만 사용하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다. 태반주사는 사람 태반 추출물로 주로 배꼽 주위 피하에 약 3초 정도 주사한다. 주로 갱년기 장애 증상의 개선 목적으로 나왔지만, 최근에는 피로 해소, 정력 증진, 피부와 모발 상태 개선 등 ‘회춘 주사’로 널리 사용된다. 처음에는 2주간 이틀에 한 번씩 6번 주사하고, 그 후로는 유지 요법으로 3개월간 1주일에 한 번씩 주사한다. 개인마다 효과는 천차만별인데 아무리 많이 맞아도 1년 동안 50번 이상은 힘들다.

 그런데 구입량이 너무 많다. 일반적으로 주사를 맞으면서 혈액검사를 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왜 대통령의 혈액검사를 외부에서 시행했는지도 궁금하다. 그리고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같은 면역제제가 왜 청와대로 들어갔는지도 의아스럽다.

 이 모든 약이 녹십자에서 판매되는 것인데 이 또한 이상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청와대에서 구입하는 약들은 국가 안보 측면에서 알려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분노보다 감동 느낀 집회 ▼

 3, 4차 촛불 집회에 참석했다. 막장 드라마보다 더한 뉴스를 보며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거창한 구호를 외칠 자신은 없었지만 머릿수 하나 채운다는 마음으로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뜨거운 함성을 토해 내는 수많은 인파를 보고 먼 길을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22일자 A12면 ‘울분→공감→희망, 촛불은 집단 치유 과정, 심리학자가 본 촛불 집회’ 기사처럼 집에서 느낀 분노가 사라지고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촛불을 들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정치인들에 대한 분노보다 평화를 염원하는 소망이 간절했다. 한번 켜진 평화의 촛불은 절대 꺼질 수 없다는 것을 정치인들은 간과하면 안 된다. 집회에서 가수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축제의 분위기를 즐겼다.

 26일에도 5차 촛불 집회가 열린다고 한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모여도 틀림없이 평화집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두 번의 집회 현장에서 시민의 힘을 보았고 그들의 의식이 얼마나 성숙했는지 확인했다. 이제 대통령이 국민에게 나라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보여 주는 일만 남았다.
  
이방훈 의사·제주 제주시·김정숙 동화작가·경기 김포시
#촛불집회#박근혜#태반주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