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안성진]소프트웨어 교육, 사교육이 답이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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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진 성균관대 컴퓨터교육과 교수 입학처장
안성진 성균관대 컴퓨터교육과 교수 입학처장
 3월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이 벌인 세기의 바둑 대결은 우리에게 많은 충격을 주었다. 인간의 영역에 다가오는 AI 소프트웨어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을 실감하게 했기에 더욱 그러했다. AI와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때마침 정부는 초중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관련 과목을 필수로 가르치겠다고 발표했다.  정규 교육과정으로 아이들이 소프트웨어를 배우게 되고, 소프트웨어 교육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큰 관심을 받는 것은 미래 인재 양성의 관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처럼 정규교육이 활성화되기도 전에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소식에는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공교육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전면적으로 시행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다 보니 정보가 부족하고 불안한 학부모의 심리를 이용해 상업적인 코딩 교육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우려가 되는 점은 이런 사교육이 단기에 성과물을 내기 위해 기법 자체에 치우쳐 단순 암기나 지식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목표와 어긋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흥미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새롭게 도입하고자 하는 소프트웨어 교육에서 코딩은 사실 수단에 불과하다. 학생들이 우리 주변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소프트웨어는 단지 도구로 이용될 뿐인 것이다. 따라서 코딩 기법보다는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고력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교육 과정을 살펴보면 공교육에서 충분히 가능한 성취 수준과 역량을 교육하도록 하고 있고, 그 내용에서도 창의성과 문제 해결력 등에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할 필요는 없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데이터 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이다. 사교육을 통해 앞서 나가기 위한 경쟁보다는 공교육을 통한 공유와 협력으로 함께 배워 나가는 소프트웨어 문화가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성진 성균관대 컴퓨터교육과 교수 입학처장
#인공지능#ai#알파고#이세돌#소프트웨어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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