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00]미래형 자동차 전문가 양성…신라대 지능형자동차공학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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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미래형 자동차.
첨단 미래형 자동차.

8년 연속 100% 취업. 전국 4년제 대학 중 어느 학과가 세운 진기록이다. 기록의 주인공은 신라대 자동차기계공학과.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세운 이 기록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이 학과는 요즘도 매년 90% 이상의 취업률을 자랑하고 있다. 신라대가 자동차공학에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럴만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

신라대는 1998년 부산 경남지역에서 최초로 자동차기계공학과를 개설한 후 20년 동안 수많은 자동차공학 기술자들을 양성해왔다. 이들이 사회에 진출한 후 “신라대 자동차기계공학과 출신은 별도의 교육 없이 곧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비의학 계열로는 최고의 취업률을 자랑하고 있는 이 학과는 최근 또 한번 변신했다. 교육부의 프라임사업에 선정돼 2017학년도부터 지능형자동차공학부로 새롭게 출범하게 된 것.

“신설하는 학부는 기존 메카트로닉스공학부 자동차기계공학전공(그 이전은 자동차기계공학과)에서 지능형자동차공학부로 진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학부 학생들은 기존의 자동차공학, 기계 역학, 캡스톤 디자인, 자동차 설계 등 자동차와 기계 분야의 학업에 더해 자동차 부품개발능력, 자동차 IT 기술과 설계 기술 등도 더 배우게 된다. 쉽게 말하면 기존 자동차공학 교육에다 IT와 SW 기술을 추가로 익혀서 미래형 자동차산업의 전문가가 된다는 뜻이다.”

김순호 교수(MICT융합공과대학장·가운데)가 학생들의 실험실습시간에 자동차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순호 교수(MICT융합공과대학장·가운데)가 학생들의 실험실습시간에 자동차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능형자동차공학부의 초대 학부장을 맡은 김순호 교수(MICT융합공과대학장 겸임)의 말이다. 이런 변화는 시대적 추이에 부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간 기계산업의 꽃으로 불리던 자동차공학 교육은 학생들에게 엔진시스템과 관련 부품 지식을 충실히 가르쳐 사회에 내보내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요즘 자동차는 예전 자동차와는 전혀 다르다. 운전자의 눈 깜박임과 동공을 관찰해 자동으로 졸음운전을 감지하는 장치, 적외선 야간촬영장치를 통해 밤에도 전방의 사람과 동물을 훤히 보는 야간투시 기능, 차선을 넘을 경우 자동으로 알려주는 탈선경보 시스템 등을 갖춘 지능형 고안전 자동차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또 무인자율주행 자동차, 친환경 전기 자동차는 이미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니 자동차학과의 관심과 교육과정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 학년 80명으로 출범하는 이 학부도 미래 자동차산업 수요에 맞춰 전공을 세분화했다. 자동차공학 전공, 자동차IT융합공학 전공, 자동차디자인 전공 등 3개 전공으로 운영한다. 학생들은 1학년 때 ‘교양기초 및 융합공학 공통과정’(34학점)을 이수한 뒤 2학년부터 자율적으로 3개 전공 중 하나를 선택해 ‘전공 및 진로지도 과정’(85학점)을 밟는다. 여기에 더해 ‘자유선택(전공선택) 과정’(21학점)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다. 이전 자동차기계공학과 시절보다 졸업학점(140학점)이 늘어나 더 ‘빡 세게’ 공부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3개 전공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일반 자동차공학 기술뿐만 아니라 △JAVA, Android 등 SW 프로그래밍 실무능력 △3D CAD 등 컴퓨터와 전기전자 실무능력 △기계와 ICT를 접목한 융복합 자동차공학 실무능력 등도 강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명실공히 국내 지능형자동차 교육 분야에서 톱3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학부의 목표다.

차별화한 교육 환경도 이미 갖춰놓고 있다. 대학 측은 50인 규모의 3D CAD 교육기자재 와 실습전용 공간, 하이브리드와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와 지능형 자동차 연구를 위한 교육기자재와 최첨단 실습 공간을 마련했다.

새로 출범하는 학부 신입생들에 대한 혜택도 파격적이다. 학부에 입학하면 재학생의 25%는 4년 전액 장학생이 된다. 이밖에도 면학장학금, 동창회장학금, 형제장학금 등이 있다. 김 교수는 대학 내에서 최고의 장학금 혜택을 누리는 학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원거리에서 오는 학생들에게는 기숙사 우선 입주 등의 편의도 제공한다.

대학 측이 학교 차원에서 지능형자동차공학부를 파격적으로 지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국내 최고의 취업률을 자랑하는 학과의 긍정적 이미지에 더해 이미 2010년에 만든 ‘지능형자동차공학 발명연구회(EPCP)’라는 학생 동아리가 각종 대회에서 학교 이미지를 빛내 왔기 때문이다.

김순호 교수가 지도하고 있는 이 동아리는 2013년부터 국내외 발명대회에서 상을 놓친 적이 없다. 국제대회에서도 2013년 크로아티아 이노바(INOVA)국제발명품전시회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고, 2014년에는 타이완의 대만발명진흥회 주최 국제청소년발명품전시회에서 는 동상과 특별상을 받았다. 김 교수는 지능형자동차공학부 학생들이 이 동아리를 이어받아 우수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부에 참여하는 교수진은 모두 7명. 대부분 현장 기업체 근무 경력이 있다. 기아자동차에서 근무했던 김순호 교수를 비롯해 5명의 교수들이 대우자동차, 만도연구소, 한국전기연구원 등에서 실무 경력을 쌓은 베테랑들이다. 교수들의 기업 경력은 학생들의 취업에도 상당한 도움을 준다. 그 결과가 90%를 넘은 취업률이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취업 관련 특강 행사.
정기적으로 열리는 취업 관련 특강 행사.

전체 졸업생의 15%는 보통 현대자동차, 삼성르노, 성우하이텍 등 국내 대기업과 연구소 등에 입사하며 50%는 한국화이버, 대림기업, 대흥R&T, 국내 중견기업와 연구소 등에 취업한다. 나머지 25%는 미국 앨라바마 주 현대자동차 계열사 등에 취업하는 등 해외에서 직장을 잡고, 10% 정도는 대학원, 교직, 공무원 등으로 진출한다.

특이한 점은 해외취업 비중이 높다는 점. 교수들이 해외취업을 위해 미국 인턴 활동을 독려해온 결과다. 기존 자동차기계공학 전공자들은 2012년부터 매년 12~15명 정도가 미국으로 인턴활동을 가는데, 이중 상당수가 미국 취업에 성공했다. 학생들이 미국으로 갈 때는 문화교류와 기업체 인턴 활동을 할 수 있는 J1 비자로 갔다가 1년 기한이 끝날 때쯤이면 미국 취업이 가능한 H1 비자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대학 본부도 학생들의 해외인턴과 취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본부의 대외협력처와 국제교육원, 해당 학과는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추고 있다. 그 결과 지난 11년 동안(2004년~2014년) 해외 17개국에서 1700여 명의 학생이 인턴활동을 하거나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국 대학 중 해외 취업 분야에서 2011년 1위, 2012~2013년 연속 2위, 2014년 3위를 차지한 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지능형자동차공학을 전공하면 졸업 후 취업이 훨씬 다양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IT와 SW 기술까지 갖춘 학생들은 기존 자동차, 기계 관련 기업 외에도 무인자동차와 전기자동차 관련 기업, 드론·로봇·인공지능 관련 기업에까지 진출할 수 있다. 공학 분야에서 필요한 베이스를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신설 학부라서 2017학년도 전형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기존 자동차기계공학과의 경우를 보면 수능 3~5등급이면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입학처 관계자의 말이다.

부산=안영배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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