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건강 100세]복통에 입-항문 궤양땐 염증성 장질환 의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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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일 교수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일 교수
미국 배우 섀넌 도허티, 미국 34대 대통령 아이젠하워, 프랑스 왕 루이 13세, 가수 윤종신. 이들의 공통점은? 그리고 미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선수 대런 플레처, 조지 부시 대통령의 아들 마빈 부시, 이들의 공통점은? 전자는 크론병, 후자는 궤양성 대장염 환자다. 염증성 장질환은 크게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으로 나뉘는데, 두 질환의 구분이 모호한 경우도 있다. 두 질환 모두 만성 설사와 복통, 그리고 혈변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원래 서구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었지만 국내에서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의 발병률은 더욱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유전적 소인과 더불어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역설적이게도 어렸을 때 기생충 감염과 같은 질환이 적은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 다양한 감염원으로부터의 항체 형성이 적은 것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소아청소년에게는 영양 결핍으로 성장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이 질환이 더욱 문제다. 하지만 소아청소년의 염증성 장질환은 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만성 설사에 따른 체중 감소를 부모가 다이어트 과정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또 만성 설사로 인해 치질이 생기면, 이를 단순 치질로 생각해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병원에 오는 청소년이 적지 않다. 과거에는 드물었던 질환이었기 때문에 의사도 쉽게 의심하지 않는다. 소아청소년에 대한 내시경 검사의 두려움도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청소년기 연령에서 항문 이상을 부모나 주위 사람에게 감추려 하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치료를 빨리 시작해야 성장 지연을 예방할 수 있고, 합병증으로 이어져 수술까지 받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치료 범위가 제한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바이오시밀러로 알려진 다양한 치료제가 효과를 보이고 있어 환자들에게 희망을 준다. 따라서 청소년에게 항문 주위 이상이나 만성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나 발열, 관절염, 피부의 병변, 입안의 잦은 궤양, 포도막염과 같은 눈의 증상 등이 동반된다면 빨리 소아청소년 소화기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길 권한다.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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